
AI(인공지능) 거품 논란에 외국인 ‘팔자’가 더해지고, 연이은 상승에 따른 랠리 피로감까지 겹치면서 코스피가 10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외국인의 증시 이탈과 대미 투자에 대한 불안이 맞물리며 원·달러는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1460원대를 위협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72.69(1.81%) 하락한 3953.76로 마감해 10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줬다.
코스피는 62.73(1.56%) 하락한 3963.72에 장에 나서 오후 장에서 한때 3887.32까지 밀렸지만, 곧바로 반등해 3950선을 회복했다.
개인이 홀로 5329억원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147억원과 255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전장보다 21.36포인트(2.38%) 내린 876.81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18억원과 29억원을 사들였고, 기관은 542억원을 팔았다.
이날 증시 하락은 AI 거품론 재점화와 랠리 피로감, 이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그대로 투자심리를 얼게 했다. 다우존스30은 전일대비 0.84% 뒷걸음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2%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90% 하락해 마감했다.
환율은 심리 저항선인 1450원대를 돌파하며 1460원을 위협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는 전일대비 9.2원 오른 1456.9원에 마감했다.
전거래일 대비 0.4원 오른 1448.1원에 장에 나선 환율은 오전장에서 상승폭을 확대해 한때 1458.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0일(1465.7원)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미국 노동시장 불안감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소폭 살아나며 달러 약세를 유발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뜻하는 달러지수는 전날 100선을 웃돌다가 99.8선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과 대규모 대미 현금 투자 부담에 따른 외환 유출 압력 경계는 원화 약세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대미 투자 방식이 연간 200억 달러 규모로 결정되자 당국은 외환시장 영향이 중립적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달러 수요 증가에 대한 경계가 시들지 않고 있다.
서학개미로 대표되는 거주자의 해외 투자 확대 흐름도 달러 수요를 높여 원·달러 상승 경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외투자쏠림에 대해 경고하고 원화 약세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액 축소에도 그동안 많이 올랐던 대형주 차익실현에 4000선을 하회했다”면서 “환율은 미국 노동 시장 불안에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올랐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