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헐리우드의 홈디포 매장 앞에서 거리 노점상으로 일하던 여성 엠마 데 파즈가 이민 단속 중 체포된 이후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녀의 가족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엠마 데 파즈는 과테말라 출신으로 수십 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 캘리포니아에 거주해 왔다.
그녀는 지난 6월 19일, 선셋 블러버드에 위치한 헐리우드의 홈디포 매장 인근에서 음식 노점을 하던 중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됐다.
그녀의 오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엠마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강경한 이민 정책을 알고 있었지만 생계를 위해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녀의 오빠 카를로스 바레라 데 파즈는 “그녀는 길거리에서 폴로 아사도와 카르네 아사다를 팔았어요. 그게 전부입니다. 그 돈으로 집세를 내고, 공과금을 내고, 가족이 먹고살 수 있었던 거예요.”라고 말했다.
체포된 이후 엠마 데 파즈는 LA 다운타운의 한 시설로 이송되었고, 건강 문제로 인해 감시 하에 화이트 메모리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시의원 우고 소토-마르티네즈 사무실은 밝혔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의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하며, 병원에서도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카를로스는 25일 과테말라 영사관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 “우리 누나가 전화로 말했어요. 안에서 정말 끔찍하게 대한다고요.”라고 말하고 “춥고 음식도 없어요. 하루에 쿠키 한 봉지랑 카프리 선 주스 하나가 전부라고 말했어요”라고 밝혔다.
가족들은 그녀의 강제 추방을 막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영사관 앞에 모였다. 엠마는 범죄 기록도 없고 지역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 만큼 석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테말라인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니까 영사관이 우리보다 더 뭔가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우리는 이미 다 해봤어요. 너무 답답합니다.”라고 카를로스는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불법 체류자라면 누구든지 추방 대상이 되며, 당국은 범죄자 중심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범죄 이력이 없는 사람들도 대상이 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자조차 이민세관단속국에 의해 잘못 추방된 경우도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연방 이민 단속은 남가주에서도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LA는 반복적인 단속과 이에 반대하는 시위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LA의 정치적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캐런 배스 LA 시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단속에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연방 당국은 단속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