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시와 그래피티 작가들 사이에 다운타운의 세컨드 스트리트 터널을 둘러싼 ‘영역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피게로아(Figueroa)와 힐(Hill) 스트리트를 잇는 이 상징적인 터널은 다채로운 그래피티로 유명하지만, 이를 예술로 볼지 단순한 공공기물 훼손으로 볼지는 보는 이에 따라 갈린다.
분명한 것은, 벽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래피티를 하는 행위는 시 소유 재산에 대한 불법 낙서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LA 시 공공사업국은 그래피티로 가득 찬 이 터널 벽을 하얗게 덧칠했다. 그러나 흰 벽은 곧 새로운 ‘캔버스’가 되었고, 하룻밤 사이 다시 태그들이 덧입혀졌다.
그래피티 전문 채널 GraffTV는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도시 작업팀이 세컨드 스트리트 터널을 깨끗한 흰색으로 칠한 지 24시간도 안 돼,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의 전면적인 재점령이 시작됐다”며 “밝은 조명 아래, 도시 곳곳에서 모여든 수십 명의 아티스트들이 해가 뜨기 전까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기 위해 경쟁했다”고 전했다.
1920년대 완공된 이 터널은 약 1,500피트 길이로, 당시 지역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건설됐다. 이곳은 <터미네이터>, <블레이드 러너>, <리썰 웨폰 2> 등 여러 유명 영화의 배경지로 활용되며 대중문화 속에 깊게 자리 잡은 명소다.
정비한지 하룻밤 만에 다시 그래피티로 둘러싸인 터널에 대해 LA시의 재정비 계획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