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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에게 다시 기회 줬다” … 전 UCLA 캠퍼스 의사 유죄파기 충격

2026년 02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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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힙스. 제임스 힙스 구명운동 사이트

캘리포니아 주 항소법원은 2일, 두 명의 여성을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 UCLA 캠퍼스 산부인과 의사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재심으로 돌려보냈다. 해당 의사는 다른 환자들과 관련된 유사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심을 앞두고 있다.

캘리포니아 제2항소지구 법원의 3인 합의부는 현재 69세인 제임스 메이슨 힙스 사건을 재심하도록 명령했다.

31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항소법원은 LA 카운티 수퍼리어 법원의 마이클 카터 판사가 배심원 대표가 보낸 메모와 관련해 사법보좌관을 두 차례 배심원실로 들여보냈다고 지적했다. 해당 메모에는 배심원 중 한 명이 심의에 필요한 영어 구사 능력이 부족하고 이미 결론을 내려놓은 것 같다는 집단적 우려가 담겨 있었지만,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이를 직접 확인하지도, 변호인단에 메모의 존재를 알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 메모가 해당 배심원이 직무를 수행할 만큼 충분한 영어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이었다며, “재판부조차 인정하듯 법원이 이 메모를 변호인에게 알리지 않았고, 변호인들은 판사에게 질문을 제안하거나 해당 배심원이 배심원단에 남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했다는 점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헬렌 I. 벤딕스 직무대행 수석판사는 그레고리 J. 와인가트, 미셸 C. 김 판사와 함께한 판결문에서 “여러 피해자가 관련되고, 사적인 의료 진료 행위를 다루는 사건의 재심을 요구하는 것이 재판부와 증인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형사 재판의 중대한 국면에서 보장돼야 할 변호인의 헌법적 권리는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썼다.

힙스의 전 환자 200명 이상을 대리해 UCLA와의 합의에 이른 소송을 맡았던 변호사 존 맨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유죄 판결 파기가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노리는 범죄자들을 용인하는 캘리포니아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고발”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용기 있는 생존자들은 4년에 걸친 기소와 재판 끝에 이 괴물에게 11년형을 안긴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냈다”며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있다. 피해자를 우선하는 사법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널드 레이건 UCLA 메디컬 센터

주 교정 당국 기록에 따르면 힙스는 현재 솔레다드에 있는 캘리포니아 교정훈련시설에 수감돼 있다. 그는 2022년 10월 사기성 성추행 3건과 의식이 없는 상태의 피해자에 대한 성적 침투 2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다른 두 명의 환자와 관련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고, 나머지 9건의 혐의에 대해서는 평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 가운데에는 유죄가 인정된 혐의에 포함된 여성 1명도 포함돼 있었다.

2023년 4월 주립 교도소 형을 선고하기 직전, 판사는 피고인을 옹호하는 75통 이상의 탄원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힙스가 “종양학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산부인과 의사”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러한 명성 때문에 피해자들이 자신의 몸과 생명을 그에게 맡겼고, 바로 그 명성이 피해자들이 처한 취약한 상황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든 가중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판사는 이후 항소 기간 동안 보석 석방을 요구한 변호인단의 요청을 기각했다.

힙스는 2021년 5월 여성 환자 7명과 관련된 혐의로 기소됐으며, 2023년 3월 의료 면허를 반납했다. 그는 2019년 처음 기소된 뒤 보석 조건으로 ‘의료 행위 중단’ 명령을 받았고, UCLA와 제휴된 산부인과·종양 전문의로 약 35년간 근무했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UCLA 메디컬 센터와 100 메디컬 플라자에 있는 개인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진료했다.

100 메디칼 플라자 UCLA

한때 UC 시스템 내 최고 연봉 의사로 알려졌던 그는 약 6,000명의 환자를 치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힙스와 UCLA를 상대로 학교가 부적절한 행위를 인지하고도 환자 보호에 실패했다는 내용의 소송이 500건 이상 제기됐다.

2022년 5월 힙스의 전 환자 312명을 대리한 변호인단은 UC 대학을 상대로 한 학대 소송에서 3억7,400만 달러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같은 해 2월 약 200명의 환자와 관련해 합의된 2억4,360만 달러, 그리고 앞서 약 5,500명의 원고가 참여한 연방 소송 7,300만 달러 합의에 이은 것이다.

소송에서는 UCLA가 힙스의 성적 학대를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은폐했고, 암 환자를 포함한 여성 환자들에게 제한 없이 접근하도록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UCLA는 2022년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와 앞선 합의들을 통해 제임스 힙스 전 UCLA 헬스 의사와 관련된 성적 부정행위 주장 대부분이 해결됐다”며 “힙스의 행위는 혐오스럽고 우리의 가치에 반한다. 용기를 내어 나선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리며, 이번 합의가 피해자들에게 치유의 한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의 존엄을 존중하는 최고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고, 공공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관련기사: UCLA 산부인과 의사 성폭행 혐의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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