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끝난 이후 여전히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소셜 미디어나 다른 매체 등을 통해 이번 선거가 모두 사기였다는 주장을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뉴스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들 중 77%가 조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가 사기 때문 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은 선거사기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를 허위 정보에 취약하게 만드는 심리는 무엇때문일까? 지난 22일 ABC 방송이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델라웨어 대학의 정치 심리학자 데이나 영 교수는 ABC에 정보의 타당성이 아닌 사회적인 정체성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생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 교수는 “짧게 대답한다면, 정보의 내용과는 관련이 없다. 허위 정보를 믿는 사람의 사회적 정체성과 더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향 중 일부를 유도하는 것은이 사람들이 자신이 누구라고 느끼고, 어떤 그룹과 연관되어 있으며, 누구와 동일시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영 교수는 분석했다.
특히 우편 투표로 일부 주들의 선거 결과가 뒤 바뀌면서 이런 의심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영 교수는 미국의 정당들이 종교적 정체성, 인종적 정체성 및 지리적 위치에 의해 정의되는 두 가지 다른 문화와 점점 더 상호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체성을 활용하는 거짓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 쉬워 져서 한 쪽 또는 다른 쪽이 그것을 믿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종교적 정체성과 지역적 정체성, 두가지 특징이 큰 영향을 끼치는 데 이 두가지 요소가 상대에 대한 비난이나 거짓 주장을 더 쉽게 믿게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극도로 불안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 놓인 현실과 정치적 환경이 더해져 거짓 정보를 심을 수있는 완벽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사람들을 더 화나게 만들고 또 거짓 정보로 쉽게 휩쓸리게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론을 제시한 데이빗 랜드 MIT 인지과학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세상을 보는 방식과 일치하는 무언가를 믿을 가능성이 더 높지만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에 빠지는 이유는 훨씬 더 간단하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이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s)적 경향을 가지고 있어 어떤 문제에 대한 가장 단순한 대답을 추구하고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 ‘인지적 구두쇠’는 인간의 마음이 지능에 관계없이 사람들이보다 정교하고 노력적인 방식보다는 단순하고 덜 노력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하는 경향을 지칭한다.
인간이 생각을 잘 하지 않으려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깊게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인지적 구두쇠’란 용어는 심리학자 수전 피스크(Fiske)와 셸리 테일러(Taylor)가 1991년 처음 쓰기 시작했는데 흔히 우리가 인종, 지역, 학벌, 혈액형 등을 근거로 가지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인지적 구두쇠 행위(cognitive miserliness)‘의 대표적 사례다.
사람들은 주어진 자료를 합리적으로 종합해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가능한 한 심적 노력을 덜 들이면서 빨리 판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두뇌가 항상 문제에 대한 가장 간단한 해결책을 찾게 될 것이며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는 사람들이 정보를 제대로 분석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랜드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로 실제 뉴스에서 일종의 가짜뉴스를 말하는 데 능숙하다”고 ABC에 말했다.
정보의 출처도 정보를 믿을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영 교수는 “사람들이 자신이 신뢰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정보를 믿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정말로 신뢰하는 출처에서 나온 뉴스가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 ‘좋아, 내가 틀렸나 봐.’”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영 교수는 엘리트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릴 때 특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독자의 마음이 비판적 사고를 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강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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