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10일(한국시간)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한 박원순 시장을 옹호하고 나서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은 제게 혁신의 ‘롤 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라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2차 가해 비판을 예상하면서도 이같은 옹호 글을 올린 것은 당 경선을 앞두고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으로 인한 자살 사건으로 치러지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 경선에 출마한 여당 후보가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 후보는 페이스북에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떻게 견디셨을까!”라며 박 전 시장을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우 후보가 이날 글을 올린 것은 박 전 시장의 생일은 2월 11일을 염두에 둔 것이다.
우 후보는 최근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가 박 전 시장의 무고를 주장하며 ‘내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쓴 편지글을 언급하면서 “(강 여사의) 글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반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우 후보의 글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설 연휴 직후 펼쳐질 당 후보 경선은 당원들의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박 전 시장 추모에 적극 나서는 식으로 표심을 공략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곧바로 비판이 쏟아졌다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당내 한 의원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당대표도 사과했는데 후보라는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건 매우 부적절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SNS 상에서는 “실망스럽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2차 가해”, “성추행 혐의자를 옹호하는 우상호가 피해자를 두 번 죽인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이낙연 대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 성추행을 인정하는 조사결과를 내자 “조사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피해자와 가족들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김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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