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집권 보수당이 전통적 텃밭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굴욕적 패배를 당했다.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린 보리스 존슨 총리는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잉글랜드 노스슈롭셔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자유민주당의 헬렌 모건 후보가 1만7957표로 보수당 닐 샤스트리 허스트(1만2032표)를 누르고 승리했다.
모건 후보는 승리 연설에서 “오늘밤 노스슈롭셔 주민들은 영국인들을 대변해 말했다. 그들은 ‘보리스 존슨, 파티는 끝났다’라고 크고 명확하게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노스슈롭셔는 보수당이 1832년 이래 거의 지속적으로 장악해 온 텃밭이다.
이번 보궐선거는 1997년부터 노스슈롭셔를 지역구로 지킨 오웬 패터슨 전 보수당 하원이 로비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보수당 소속 로저 게일 하원의원은 B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는 존슨 총리에 대한 국민투표나 마찬가지였다며 “한 방만 더 맞으면 끝장”이라고 토로했다.
올리버 다우든 보수당 의장은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진 않을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피했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완수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고 현직에 올랐다.
약속대로 지난해 브렉시트를 이행했지만 코로나19 부실 대응, 봉쇄 기간 총리실 크리스마스 파티, 불법 로비 의원 감싸기, 총리관저 보수 비용 논란 등의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위기에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