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한 80대 남성이 코로나19 백신을 11번 맞고 12번째 접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1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 등이 보도했다.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 사는 전직 집배원 브람데오 만달(85)은 지난해 2월13일부터 10개월간 총 11회 백신을 접종했다고 주장했다. 보건 당국은 만달이 최소 8차례 백신을 맞은 사실까지는 확인했다.
경찰에 붙잡힌 만달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자신을 구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만달은 자신을 기소할 경우 극단 선택도 불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앞서 만달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이 무릎 등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접종 후) 전반적인 건강이 좋아졌고 식욕도 좋아졌다”고 밝혔으며, 접종 후에는 “어떤 부작용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3명의 조사팀을 꾸려 만달이 어떻게 수차례에 걸쳐 백신을 맞았는지 경위 파악에 나섰으며, 만달이 붙잡힌 정황은 상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만달은 수첩에 총 11차례 접종 일시와 장소를 함께 기록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13일 거주지 인근 병원에서 최초 접종을 받았으며, 해당 지역 소재 접종 센터 총 4곳에서 최소 8차례 접종한 것으로 만달은 기록했다.
기록을 보면 만달은 같은 날 30분 간격으로 연달아 백신을 접종하기도 했다. 이어 9번째 접종까지는 자신의 신분증과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해 백신을 맞았고, 10번째부터는 다른 신분증과 아내와 친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했다고 기술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백신 접종 센터 약 9만 개를 통해 접종 중이다. 일부 센터는 사전 예약 없이도 접종할 수 있으며, 접종을 위해서 생체인식 카드·유권자 ID·운전면허증 등 신분증 지참이 필수라고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전 예약 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체계를 악용해 만달이 수차례 백신을 맞을 수 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인도 접종자 관련 자료는 백신 포털 코윈(CoWin)에 등록된다고 알려져 있다.
보건 전문가 찬드라칸트 라하리야 박사는 “포털에 예방접종 자료가 등록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수 있다”라며, 다만 “어떻게 그렇게 수차례에 걸쳐 접종받는 동안 잡히지 않은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인도는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코비실드와 코백신을 주로 접종 중이다. 백신 접종을 개시한 지난해 1월16일부터 45세 이상 성인은 무료로 접종이 가능했으며, 같은 해 6월21일부터 무료 접종 대상을 18세 이상 국민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만달의 주장대로라면 그는 총 11회에 걸친 무료 접종을 받은 셈이다.
인도에서는 만달의 사례가 알려지며, 백신 접종률 집계 정확성을 두고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