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으면서 학교에서 러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을 가하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민자의 출신국가 정부가 행하는 정치적 행위나 전쟁행위에 대한 비난과 분노를 그 국가 출신 이민자에게 전가하려는 것은 해당 국가 정부가 저지른 정치적 또는 침략 행위와는 관계 없는 또 다른 유형의 증오범죄 일 수 있다.
최근 LA 통합교육구 산하 학교들에서는 러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이같은 혐오성 폭력이나 언어폭력 사건들이 나타나고 있다.
LA 통합교육구의 한 중학교에서 러시아 학생이 학급 친구들에게 차별을 당하고 심하게 욕설을 듣는 언어폭력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이 학교에 재학 중인 러시아계 이민자 학생 밀라나에게 학교 친구들에게 “너희 나라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나쁜 나라다”라는 말과 함께 심한 욕설을 했던 것.
밀라나와 그녀의 친구들은 이 사실을 교사와 학교측에 알렸고, 학교 차원에서 진상 조사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학교가 취한 조치는 딱 거기였다. 밀라나에게 욕설을 한 학생들은 반성문을 쓰고 밀라나에게 형식적은 사과를 하는 것은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이다.
그러나 여러 학생들로부터 언어 폭력을 당한 밀라나는 이제 학교에 가는 것이 매우 두려워졌다.
밀라나와 한 학급의 한 한인 학생은 북한의 도발이 벌어질 때 마다 “예전에 북한과 관련해 친구들이 북한에서 왔냐고 놀렸던 것이 기억난다”며 학교에서의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사회 곳곳에서 러시아 출신 이민자들이 조심스러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밀라나의 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가슴이 아프다. 사실 우리도 될 수 있으면 러시아 출신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밀라나와 함께 학교 가는 길이 여간 불편하고 두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르라이나 침공은 전혀 예기치 않았던 곳에서 파장을 낳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