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역사상 전쟁에서 패배한 정권은 붕괴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금 우크라이나전 승리와 정권 붕괴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WSJ는 이날 제러드 베이커 총괄편집인이 쓴 “공포의 러시아 약점 패러독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필자는 “역사상 전쟁은 주요국들의 역사를 바꾸는 것이 보통이었다”면서 “러시아는 특히 국가적 정체성, 세계내 위치, 헌법, 사회 안정 등에 전쟁이 미친 영향이 컸다”고 전제했다.
필자는 또 “러시아가 19세기 나폴레옹과 20세기 히틀러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연달아 성공한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러시아는 1941-1945년에 나치 독일을 상대로 벌인 대영웅전쟁 승리로 20세기 후반 요시프 스탈린이 강력한 통치자로 등극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유럽의 절반을 장악하고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반면 1856년 크림전쟁에서 패배로 러시아는 동유럽과 흑해함대를 잃었으며 니콜라스 1세 황제가 조기 사망하고 1905년 러일전쟁에서 패배한 뒤에는 1차 세계대전을 거쳐 니콜라스 2세 황제 일가가 학살됐다. 이후 블라디미르 레닌이 집권하는 공산혁명이 발생했으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배한 뒤에는 소련이 붕괴했다고 필자는 지적했다.
필자는 이 같은 역사적 경험으로 푸틴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승리하지 않으면 체제가 무너지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필자는 역사에서 보여주는 러시아의 약점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질수록 푸틴이 상황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방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 러시아 체제를 무너트려야 하는 지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필자는 강조했다.
필자는 푸틴이 내건 조건을 받아들여 승리하도록 해선 안되지만 그를 벼랑끝으로 몰아도 안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고통을 종식시키는 동시에 푸틴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물러날 수 있도록 명분을 제공하는, 기이할 정도로 미묘하고 세련된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