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19일 만에 우크라이나와 첫 직접 대면 협상을 했던 러시아 대표들이 러시아의 우크라 내 군사활동 축소 및 양국 정상 회동 가능성을 밝혀 5차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의 4시간 회동을 끝낸 러시아 협상단의 부대표인 알렉산데르 포민 국방 부장관은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향후 추가협상의 올바른 방향을 끌어내어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정을 맺는다는 최종 목표를 위해서” 수도 키이우와 인근의 북동부 접경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행동을 “급격하게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2월28일의 첫 협상 때부터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자문과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었던 포민 부장관은 이어 모스크바에 귀환하는 대로 이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해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크게 감소될 전망이다.
이날로 침공 34일째를 맞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속전속결의 승리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군은 1000㎞가 넘는 우크라 남부 및 동북부 전선을 형성하면서도 주요 도시는 하나도 점령하지 못한 채 1만 명이 넘는 전사자를 내고 있다.
포민 부장관과 기자들과 만난 러시아 대표인 메딘스키 전문화장관은 이날 협상이 “건설적이었다”고 말하고 “푸틴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혹시 직접 만날 수도 있어 이에 관한 구체적인 시간표 작성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이 정상간 직접 대면에 이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사흘 전 5차 협상 계획을 말하면서도 크렘린의 페스코프 대변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강력히 요구해온 양국 정상 회동에 대해 우크라의 태도로 보아 그럴 단계는 아직 아니며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고 거부했었다.
한편 수도 키이우를 노린 북부 공략과 체르니히우-수미-하르키우로 이어지는 동북부 방면의 러시아군 공격이 전날보다 약해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키이우 교외 이르핀은 전날 탈환되었다고 우크라는 말했다. 마리토폴 및 미콜리이우의 남부 흑해 방면 포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 한 시간 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제 우크라이나에서 우리의 목표는 돈바스 지방의 해방 달성”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돈바스 집중은 사흘 전 국방부 작전국장이 첫 언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3월14일부터 4차 협상을 화상 비디오 형식으로 거의 매일 이어갔으나 대면 협상은 3차와 4차 협상 사이에 있었던 터키에서의 양국 외무장관 회동 후 처음이다. 당시 두 장관 회동에서는 견해 차이가 워낙 커 휴전이나 인도주의 구호 문제도 논의하지 못했다고 우크라의 드미트로 쿠엘바 외무장관은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