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낮은 치명률과 높은 백신 접종률 등으로 코로나19가 팬데믹(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 수준으로 낮아지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 같은 분석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전염병 전문의인 모니카 간디 교수는 “한국이 풍토병으로 전환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수 있다”며 “높은 백신 접종률, 공중 보건 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 등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과 안정적인 의료체계 등을 높이 평가했다.
30일 기준 국내 2차 접종률은 전체 인구 대비 86.7%다. 연령별로 12세 이상 94.5%, 18세 이상 96.3%, 60세 이상 95.7%를 나타냈다.
특히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했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을 바탕으로 위중증, 사망자 비율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현재 국내 누적 치명률은 0.13%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1.22%)과 비교하면 10분의 1에 불과하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치사율은 이보다 조금 높은 0.18%이지만 60세 미만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그 수치가 낮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한국 정부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조정과 관련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위험도와 대응 방식 등에 따라 법정 감염병을 1~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 바이러스 억제 노력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국가 중 하나였다. 당국은 통행금지, 마스크 의무화 및 사교 모임 제한 등 여러 가지 조치를 내놓았다. 밀접 접촉을 추적하기 위해 전화 GPS 데이터를 포함한 디지털 감시도 허용해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WSJ는 한국정부의 방역 노력이 결실을 맺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한국 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규제를 완화하면서 엔데믹 전환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