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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교폭력’에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낙마

경찰청 "자녀 사생활 파악 한계…후임자 철저히 검증"

2023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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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5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아들의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문제로 결국 자진 사퇴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변호사는 25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저희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저희 가족 모두가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전국 경찰 수사를 총 지휘하는 2대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돼 오는 27일부터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 2018년 동급생 학교 폭력으로 전학조치됐고, 이에 불복해 소송까지 한 사실이 알려져 임명 하루 만에 자진 사퇴했다.

정 변호사 아들은 지난 2017년 기숙사 생활을 하는 강원도 명문 자율형사립고에 입학해 동급생을 상대로 “돼지새끼”, “빨갱이” 등 상습적으로 폭언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학생은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고, 법원도 학교 폭력이 맞다고 확정 판결했다.

당사자는 사퇴했지만,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필요하다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학교 폭력 관련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잔인한 학교폭력 소재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현실에 나온 것 같아 충격”이라고 비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게 하려고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인사 검증 문제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재랑 정의당 대변인은 “학교 폭력도 커다란 문제이지만 이를 무마하고자 했던 정 변호사의 모든 행위가 너무도 문제적이다. 인사권자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학교 폭력은 사회적으로 경각심이나 민감성이 매우 높은 이슈로 분류되는데, 국수본부장 선임 과정에서 이 부분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은 남구준 초대 본부장의 임기 만료에 대비해 지난달 5일 2대 국가수사본부장 공모에 나섰다. 지난달 16일까지 정 변호사 등 3명이 지원했고, 경찰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신체검사, 종합심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했다.

다만 경찰이 이들을 상대로 인사검증 작업까지 직접 진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부실 검증 의혹과 관련해 “인사 검증의 절차, 범위, 과정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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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해 6월7일 오후 윤석열 정부의 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감사원이 보이고 있다. 2022.06.07. scchoo@newsis.com

국수본부장은 고위공직자에 속하는 만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검증 작업이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맡기 위해 새 정부 들어 출범했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윤석열 정부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면서 관련 기능을 이어받은 곳이다.

한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 “그동안 민정수석실에서 관장해 온 검증 업무 일부를 법무부 인사 검증단을 만들어 신설해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사정보관리단의 1차 정보가 대통령실로 전달된다는 지적에는 “밀실에서 관장하던 내용을 뽑아서 1차적인 의견을 달지 않고 객관적으로 자료로 해서 하는 것이니까 분산과 균제(均齊·고르고 가지런 함)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전임자 인사검증과 관련, 본인 일이 아니고 자녀와 관련된 사생활인 만큼 검증과정에서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충분히 알아보지 못하고 추천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냈다. 인사 검증의 주체가 아니었던 만큼 사과나 유감 대신 안타까움을 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은 “후임자 추천 시에는 더욱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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