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로 예상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밀문건 논란 및 국내 의제 정리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원래 스타일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2일 ‘바이든은 2024년(대선)과 관련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선언이 늦어지는 상황을 상세히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뒤 올해 초쯤 2024년 대선 도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신년 국정연설을 전후한 대선 도전을 관측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7일 취임 두 번째 국정연설을 치렀다. 당시 수차례에 걸쳐 “일을 마무리하자(Let’s finish the job)”라고 외쳤는데, 대선 출마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 이튿날에는 고령인 자신에 대한 우려에 “나를 지켜보라”라고 했었다. 그러나 정작 연설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이에 그의 대선 출마 공식화 지연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자택 등에서 발견된 기밀문건 논란 이후 적당한 출마 시기 및 방식을 조율 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도전 자체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결정은 하지 않았지만 대선 출마가 자신의 의도라는 취지로 설명해 왔다.
이와 관련, 그의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 출마 관련 언론 질문에 “출마가 의도라는 얘기를 몇 번이나 들었다”라며 “몇 번을 더 말해야 믿겠는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그러나 이날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선언 지연이 “그가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단 민주당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 전 시간을 캠페인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국내 정책을 선별하는 데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더힐은 “바이든 대통령은 잘 조직되고 충성스러운 자문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잠재적인 인재를 모집하고 검증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인력 구성에 느리고 꾸준한 접근법을 취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진보 성향 캠페인 구성원은 더힐에 “아직 배를 이끌 인물을 찾지 못했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여론조사 수치가 현재보다 좋아지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 가능한 한 지지도가 높은 시점을 노려 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 따르면 2일 기준 바이든 대통령 국정수행 평균 지지율은 43.2% 수준이다. 반면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52.0%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뛰어들기 전에 메디케어, 사회보장 등 자신이 제시한 국내 주요 정책적 의제를 끝내고자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더힐은 진단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드물게 아직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전에 도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뚜렷한 도전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관측은 별로 힘을 얻지 못한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도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출마선언을 했으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유력한 잠룡으로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선언 지연을 특별하게 볼 이유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더힐은 “바이든의 느린 타이밍은 새로운 게 아니다. 그의 선거 스타일의 특징”이라고 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당시에도 2019년 4월에야 출마선언을 했었다. 엘리자베스 워런, 카멀라 해리스, 커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 등 다른 주자보다 늦었다.
더힐은 아울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재선 도전을 4월에야 공식화했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5월 중순에야 출마를 선언했었다고 덧붙였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캠프 대변인이었던 조시 슈웨린 민주당 컨설턴트는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이 유권자들에 대선 유세 대신 대통령 직무 모습을 오래 보여줄수록 경마식 보도를 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