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북부 자발랴 난민 캠프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발생한 사상자 등 피해 규모가 재앙적이라고 CNN이 31일 보도했다.
폭격 현장을 목격한 모함마드 이브라힘은 “빵을 사려고 줄 서 있는데 사전 경고도 없이 미사일 7, 8발이 떨어졌다. 바닥에 난 큰 구멍 7, 8곳에 시신들이 가득하고 신체 조각들이 온갖 곳에 널려 있다”면서 “세상의 종말이 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는 성명에서 폭격으로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400여 명을 살해한 하마스의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를 제거했으며 “다수의 하마스 테러리스트”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IDF는 또 중부 자발랴 대대가 민간 건물들을 점거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마스는 자발랴 캠프에 이브라힘 비아리 사령관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제 카셈 하마스 군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자발랴 캠프의 무고한 민간인, 어린이, 여성들을 상대로 벌인 악랄한 범죄”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장을 목격한 모함마드 알 아스와드는 폭격 현장의 “끔찍한 장면”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상한 다른 아이들을 옮기고 있었고 공기는 온통 회색빛이었다. 잔해 위에 시신들이 걸쳐 있었고 많은 시신들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다. 피를 흘리는 시신도, 불에 탄 시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겁에 질렸다면서 “한 여인이 정신이 나가 비명을 질렀다. 사람들이 자식들을 찾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다. 폭발 당시 마당에 많은 어린이들이 놀고 있었다”고 했다.
현장 사진에는 커다란 구덩이들 사이로 건물 잔해들이 쌓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구조원들이 희생자를 맨 손으로 잔해를 치우며 희생자를 찾고 있는 모습이다.
Indeed, the ˹crushing˺ grip of your Lord is severe. Qur'an 85:12 🇵🇸🤲#GazaGenoside #PalestineGenocide pic.twitter.com/eceQjwMM3w
— 🇵🇸 Rimsha Fatima #FreePalestine (@RimzFatima) October 24, 2023
리차드 헥트 IDF 대변인은 하마스가 “항상 민간인 뒤에 숨는다”고 비난했다. 캠프에 민간인이 많이 있다는 지적에 헥트는 “전쟁의 비극”이라며 주민들이 남쪽으로 소개하도록 촉구했다.
가자지구 남부에서도 폭격으로 희생자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최소 8485명이 숨지고 2만1000명 이상이 부상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끔찍한 현장
자발랴 캠프에서 가장 가까운 인도네시아 병원에서 찍은 동영상에 시신들이 병원 바닥에 잔득 놓여 있는 모습과 어린이 등 수많은 부상자들 모습이 보인다.
병원 의사 아테프 알-칼루트 박사는 사망자가 수십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다른 의사 모함마드 알 란 박사는 “현장은 상상을 뛰어 넘는다. 부상한 순교자들, 불탄 시신들이 수백을 넘는다. 그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부상자들은 머리를 다치고 팔다리가 떨어져 나갔다”고 말했다.
하마스 내무부에 따르면 민간 주택 20채가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됐다.
이날 폭격 직후 이스라엘의 인권단체 브트셀렘이 성명을 발표, “가자 전역에 걸친 이스라엘의 살인 규모가 끔찍한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성명은 “지금까지 8000 명 넘게 살해됐고 그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아이들이다. 사람들이 있는 건물 전체가 붕괴됐다. 일가족 전원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민간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쟁이라고 모든 것이 허용되지는 않는다. 하마스에 대한 전쟁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외교부는 여성들과 아이들이 “끔찍하게 희생된 학살 현장”이라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위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행한 대규모 학살 행위가 낱낱이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요르단, 이집트도 폭격을 비난했다. 이집트 정부는 이스라엘의 주거지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한 “비인도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외교부는 “이집트는 이번 일을 이스라엘군이 국제법과 국제 인도주의법 조항을 위반한 명백한 사례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안보담당 대변인은 기자들로부터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받은 끝에 “이스라엘이 노력한다는 징후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발생하는 모든 사건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 다만 민간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려 수천 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우리도 알고 있으며 보고 있다. 우리는 가자에서 민간인 사망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무고한 민간인 생명을 빼앗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목표가 아니며 그들이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