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을 적(enemy)으로 간주한다는 중국인들이 1년 반 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모닝컨설트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거주하는 18세 이상 미국인 및 중국인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거나 비우호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인은 지난 4월 조사보다 9%포인트 줄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중국인 응답자 80% 이상이 미국을 적으로 간주한 반면, 이번 조사에선 48%로 집계돼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 응답자 78%가 양국 간 경제적 긴장을 우려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79%는 이를 해소하는 데 관심 있다고 했다. 군사적 긴장은 73%가 우려했으며, 77%는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중국인들의 인식 변화는 중국인들의 자국 경기 둔화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경제는 최근 부동산 및 부채 위기, 높은 청년 실업률, 외국인 투자 감소 등으로 수십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성장률로 둔화됐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중국인들의 국가 방향에 대한 만족도도 역대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던 시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자국 경제와 사회가 혁신되고 있다고 생각한 중국인은 67%였다. 국가 최우선 순위로 경제 성장을 꼽은 응답자는 36%였다. 국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중국인은 27%였다.
오는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러한 인식 변화가 냉각된 양국 관계의 해빙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모닝컨설트는 “이번 인식 변화는 지정학적 요인보단 중국 경기 침체에 대한 대중의 불안감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일부 다른 지역에서 비둘기파적 정서 상승에도 불구하고, 내년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만큼 단기적 데탕트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미국인은 59%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 72%가 중국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는 52%가 중국을 비우호적으로 생각했다.
군사적 및 경제적 긴장에 대해 각 68%, 71%가 우려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긴장이 해결되는 데 관심 있다고 한 응답자는 모두 72%로 집계됐다.
가상의 냉전 상황에서 자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비율은 중국인은 59%, 미국인은 31%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