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 내년 3월17일 대선 출마가 거의 확실하다고 발표, 러시아에 대한 억압적이고 절대적 장악력을 최소 6년 더 연장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타스통신과 RIA 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국영 언론이 보도했다.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엄청난 비용이 드는 전쟁을 시작했고, 거의 25년에 가까운 집권을 둘러싸고 크렘린 내부로부터 도전을 받아 무적이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다.
단명으로 그치기는 했지만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에게 정면으로 도전했던 용병 지도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은 푸틴 대통령이 장악력을 잃을 수 있다는 추측을 불렀지만, 푸틴 대통령은 큰 상처 없이 그로부터 벗어났다. 반란을 일으켰던 프리고진은 2개월 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독립 여론조사 기관 레바다 센터에 따르면 대중의 약 80%가 푸틴 대통령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지지는 진심일 수도 있지만 비교적 가벼운 비판마저 위험하게 만드는, 반대파에 대한 극심한 탄압 속에서 푸틴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복종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지지가 어떤 것이든 대선에서 푸틴은 형식적 반대에만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71살의 푸틴은 자신의 영향력을 2차례나 이용, 이론적으로 80대 중반이 될 때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그는 이미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가장 오래 집권한 크렘린 지도자다.
2008년 푸틴은 임기 제한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총리가 됐지만 여전히 러시아를 움직이는 핵심 세력으로 남았다. 이후 대통령 임기는 4년에서 6년으로 연장됐고, 3년 전 또 다른 개정으로 2024년부터 2차례 더 임기를 맡을 수 있게 됐다.
라트비아 리가 자유대학의 정치분석가 드미트리 오레슈킨 교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권력 포기를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3년 전 헌법 개정 당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약 60%로 지금에 비해 매우 낮았다. 일부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이러한 인기 하락이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주요 동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1999년 12월31일 러시아 대통령에 취임했던 푸틴은 빌 클린턴부터 조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친 미 대통령들을 상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