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하이픈이 12일 오후 인디오 엠파이어 폴로 클럽에서 열리고 있는 최대 규모 음악 축제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두 번째 날 ‘사하라’ 무대에 올랐다.
‘블록버스터(Blockbuster)’로 시작한 이날 공연에서 엔하이픈은 핸드 마이크를 들고, 라이브 밴드와 함께 약 45분간 13곡을 들려줬다. 특별한 연출이나 기교 없이 오직 탄탄한 몸과 가창으로만 K팝 보이그룹의 라이브 본질이 무엇인지 증거했다.
이미 엔하이픈은 수차례 투어를 통해 라이브 실력을 입증해왔다. 바람, 변화무쌍한 날씨 등 가수들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은 코첼라 사막지대 기후 조건은 그렇게 단련된 이 팀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공연 초반 팀 이름 이후 바로 등장한 ‘퓨엘 더 피버(Fuel The Fever)’라는 문구 뚯처럼, 열정에 기름을 부은 듯 내내 내달렸다. 거친 사막에서도 이들의 엔진은 힘겨워하기는커녕, 더 뜨거워졌다. 팬덤 ‘엔진’ 역시 그런 멤버들 앞에서 더 목소리를 높여 팀 이름을 연호했다.
‘블레스드 커즈드(Blessed Cursed)’, ‘ 퓨처 퍼펙트(Future Perfect)’, ‘패러독스 인베이전(Paradoxxx Invasion)’으로 이어지는 쉴 틈 없는 무대에서 춤은 물론 가창에도 빈틈은 없었다.
‘엑스오(XO)’, ‘노 다웃(No Doubt)’, ‘스위트 베놈(Sweet Venom)’으로 이어지는 관능은 프라다가 제작한 특별 의상과 맞물려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스탠딩 마이크를 사용해 부른 ‘문스트럭(Moonstruck)’ 밴드 버전의 감미로움이 화룡점정이었다. 엔하이픈의 정서를 상징하는 보름달이 스크린에 두둥실 떠올랐다.
마침 이날은 4월에 뜨는 슈퍼문 ‘핑크문(pink moon)’ 북미 전역에 뜬 날이기도 했다. 북미지역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꽃잔디’에서 유래했다.
그렇게 관객들을 낭만에 푹 젖게 한 뒤 엔하이픈은 다시 야생의 세계로 돌아갔다.
‘바이트 미(Bite Me)’ ‘드렁크-데이즈드(Drunk-Dazed)’ ‘브로트 더 히트 백(Brought The Heat Back)’으로 이어지는 3연타는 정교한 몸 이미지들의 독기 어린 매혹이었다. 정원, 희승,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는 K팝 아이돌의 에너지와 함께 이날은 록스타의 그것까지 아울렀다.
엔하이픈은 이렇게 첫 코첼라 입성에서 음악 자체에 집중하며 잘 만들어진 K팝 보이그룹의 전범이 무엇인지 각인했다. 엔하이픈 멤버들은 19일 코첼라 무대에 한 차례 더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