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국과 미국의 ‘2+2 통상협상’이 미국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4일 “미국과 예정됐던 2+2 협상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며 “미국 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자고 제의했고, 한미 양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방미 일정도 취소됐다.
이번 2+2 통상 협상에는 우리 측에서 구윤철 부총리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측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 대표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현재 여한구 본부장은 2+2 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다. 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 미국 측 인사를 만나기 위해 출국했다.
정부는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의 미측과의 회동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동안 그리어 대표와 회동할 예정이다.
또 김 장관도 방미 기간인 23~25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덕 버검 국가에너지위원장, 그리어 대표 등 미 정부 주요인사와의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미 재무부, USTR과의 2+2 협상은 미측과 최대한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구 부총리가 출국길에 오르기 약 한시간 전인 이날 오전 9시께 미국으로부터 2+2 회의 연기 통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연기 요청 메일에서 미국 측은 여러 차례 미안하다고 언급하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일정을 잡자고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미국 측은 이번 회동을 취소한 이유가 된 ‘긴급한 일정’에 대해서는 우리 측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번 협상 취소 배경과 관련한 사항을 파악 중이다.
전날 미국과 일본의 통상 협상이 타결되고 중국·유럽연합(EU) 등과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으면서 우리나라가 느끼는 시간적 압박감도 커지게 됐다.
미국은 25%의 상호관세가 적용되는 협상 시한을 8월 1일로 설정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관련 행사 연설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관련해서는 “진지한 협상 중”이라며 “그들이 미국 기업에 시장을 개방한다면 더 낮은 관세를 내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의 협상 타결에 대해 “서명 보너스(signing bonus)로 5500억 달러를 얻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