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ousands of people in Turin, Italy, marched through the heart of the city in a mass demonstration for Palestine, turning the streets into a human river of solidarity.
이탈리아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서방 주요국의 팔레스타인 승인 흐름에 거리를 두고 있다.
BBC,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전역 81개 지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멜로니 정부의 친(親)이스라엘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파업과 시위가 열렸다.
슬로건은 지난 10일 프랑스 전역에서 열린 ‘국가 마비(Bloquons Tout)’ 시위에서 이름을 딴 ‘모든 것을 봉쇄하자(Let’s Block Everything)’였다.
공공부문 노동조합이 24시간 총파업에 돌입해 밀라노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부분적으로 마비됐고 제노바·리보르노 등 항구가 봉쇄돼 물류 운송도 차단됐다. 피렌체와 피사를 잇는 고속도로, 토리노·볼로냐 등지의 대학교도 폐쇄됐다.
이탈리아 기층노동조합(USB)은 “가자지구에서 계속되는 집단학살, 이스라엘군의 인도적 지원 차단 등에 대응하는 파업”이라며 “테러 국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즉각 단절하라”고 주장했다.
시민들도 대규모로 참여했다. 로마 중심가에서 열린 최대 규모 시위에는 집회 주최 측 추산 10만명, 로마시 당국 추산 2만명의 대규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밖에도 피렌체, 바리, 팔레르모 등 전국 각지에서 ‘팔레스타인 해방’, ‘모든 것을 봉쇄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는 행진이 이어졌다.
경찰은 로마 중앙역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가로막고 물대포와 최루가스로 해산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성조기를 불태우고 돌, 연막탄 등을 던지며 저항했다.
이탈리아 ANSA 통신에 따르면 충돌 과정에서 시위대 최소 10명이 체포되고 경찰 약 60명이 부상을 입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공식 선언하는 등 서방 주요국의 팔레스타인 승인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탈리아는 독일과 함께 선을 긋고 있다.
앞서 멜로니 총리는 지난 7월 “팔레스타인 국가 설립을 매우 지지하지만 정부 수립 전에 이를 인정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 이후로는 의회 질문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입장을 추가로 설명하지 않아 야권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 민주당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영국·캐나다·호주가 팔레스타인 승인을 발표할 때, 총리는 조부모와 함께 먹었던 최고의 음식에 대한 지루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고 규탄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시위에 대해서는 “이것은 연대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폭력이자 파괴로, 가자지구 사람들의 삶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과 충돌한 시위대를 향해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 훌리건들이 초래한 피해의 대가로 이탈리아 시민들이 고통을 겪게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팔레스타인 승인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을 오히려 위협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