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N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18일(현지 시간) 찬성 427표 대 반대 1표의 압도적 비율로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을 가결했다. 이후 몇 시간 만에 상원도 만장일치로 법안의 신속 채택에 뜻을 모았다.
의원 전원이 이미 가결에 뜻을 모은 만큼 상원은 오는 19일 법안이 넘어오면 표결 없이 채택해 백악관에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명만 남겨둔 상태가 됐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주요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자마자 처리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공화당 내부에는 몇 달째 이어진 엡스타인 파일 논란으로 인한 피로감이 감지된다.
뉴욕의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2000년대 초 최소 20여 명의 미성년자 소녀들을 성매매에 동원해 유력 인사들과 인맥을 관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는 재판을 받던 중인 2019년 사망했다.
그가 유력 인사들과 엮여 있다는 점 때문에 사망을 둘러싸고 각종 음모론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사건 기록 공개를 주장했지만, 2기 행정부 출범 후 법무부가 문건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해당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사이에서 분열의 단초가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의혹을 알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엡스타인 이메일’이 최근 논란을 더 키웠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대거 협조를 통한 하원 법안 통과와 상원의 만장일치 가결 동의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당에 행사한 철권통치에 균열이 생겼음을 시사한다”라고 평가했다.
취임 이후 엡스타인 파일 공개에 거리를 뒀던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공화당 일각에서 법안 상정 움직임이 일자 직접 전화 등으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돌연 입장을 선회해 파일 공개 의향을 밝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법안 서명 여부를 묻는 기자들 질의에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엡스타인에 걸릴 게 없다”, “(걸릴 쪽은) 민주당”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법안은 정식 발효된다. 한 백악관 당국자는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백악관에 법안이 넘어오는 대로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공화당이 우리가 이룩한 모든 승리에서 주의를 돌리기를 원치 않는다”라며 예산안과 국경 문제, 다양성(DEI) 정책 폐지 등 다른 의제를 부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