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19일 중국 외교 당국 관리들이 회담 직후 찍힌 영상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항의의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일중 외교 당국자 회담 뒤 촬영된 장면이 중국 매체를 통해 확산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일본 측과 적절한 사전 조정 없이 언론 공개(프레스 어레인지)가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 적절히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로서는 중국과의 사이에서 쌍방의 노력으로 과제와 현안을 줄이고 이해와 협력을 늘려 나간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존립위기 사태’ 발언 이후 중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양국 외교 관리들은 전날 베이징에서 대면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양측은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을 뿐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이후 중국중앙(CC)TV 산하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위위안탄톈(玉淵潭天)’에는 양측이 회담을 마친 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중국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영상에는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장(아시아국장)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잠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내려다보며 말을 건네고 이어 걸음을 옮기는 장면이 담겼다. 반면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난처한 표정으로 류 사장의 말을 듣다가 차량에 올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중국이 일본과의 외교 대치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인상을 부각하기 위해 이 같은 장면을 골라 선전용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됐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중앙TV의 이 영상 보도는 (중국이) 사태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보여주는 선전전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류진쑹 국장의 인민복풍 복장은 자국을 향한 애국적 메시지를 느끼게 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을 불러 항의한 것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이번 협의를 앞두고 자민당에서는 ‘사과하러 가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일본 정부는 정례적 상호 방문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일본 지지통신도 “중국 측의 우위를 어필하기 위한 선전전 일환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존립위기 사태’ 발언과 이에 대한 중국 측의 거센 반발로 중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뒤 양국 외교 당국자가 처음으로 직접 얼굴을 마주한 자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