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사형 집행이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가운데 총살형과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까지 다시 등장하면서 사형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약물 주사를 맞고도 사형수가 살아남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사형 집행 방식의 안전성과 인도적 문제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비영리단체 사형정보센터(DPIC)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집행된 사형은 모두 47건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플로리다주에서만 19건이 집행돼 전국의 40%를 차지했다.
올해도 10월 13일까지 전국에서 31건의 사형이 집행됐으며 플로리다주가 17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형 집행이 증가하면서 과거 사용됐던 총살형과 전기의자, 질소가스를 이용한 사형 방식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지난 4월 연방 사형 집행 규정을 개정해 총살형을 포함한 집행 방식의 확대를 허용했다. 앨라배마와 루이지애나 등 일부 주에서는 질소가스를 이용해 산소 부족 상태를 유발하는 사형 방식도 채택했다.
그러나 사형 집행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테네시주에서는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가 치사량의 약물을 두 차례 투여받고도 살아남는 사건이 발생했다. 응급구조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져 의료진의 접근이 30분 이상 지연됐다.
테네시 주지사는 이후 올해 남은 사형 집행을 전면 중단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사형 집행을 둘러싼 논란은 연방정부로도 번졌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009년 포트 후드 군기지 총기난사범 니달 하산의 총살형을 생중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생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부터 사형 집행을 중단한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는 사형수 563명의 형량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형제도에 대한 미국인들의 여론도 엇갈린다.
갤럽의 2025년 조사에서 사형제도 지지율은 52%로 1972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94년 80%에 달했던 지지율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반면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7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66%가 살인범에 대한 사형제도를 지지했다. 다만 응답자의 59%는 사형이 중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두 기관의 조사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사형 집행 증가가 미국 전역의 공통적인 현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플로리다를 제외한 나머지 주의 사형 집행은 28건으로 2024년의 25건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사형 집행은 일부 주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형 선고와 사형수 규모는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사형제도는 강력범죄에 대한 응징과 피해자 유족의 정의 실현이라는 주장, 오판 가능성과 잔혹한 처벌을 우려하는 반론이 맞서면서 다시 전국적인 논쟁의 중심에 서고 있다.
<K-News LA 편집부>editor@knews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