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 제한 정책으로 미국의 이민비자 발급이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도 19% 줄어들면서 불법 이민 단속을 넘어 합법적인 이민 통로까지 크게 좁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미 국무부의 최신 공개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미국이 발급한 이민비자는 약 2만6,000건으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인 2023~2024년 월평균 5만2,000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한국 국적자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은 같은 기간 월평균 420건에서 올해 2월 340건으로 19% 감소했다. 중국은 31%, 일본은 25%, 인도는 16% 줄어드는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도 감소세가 뚜렷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시행된 입국 제한과 이민비자 발급 중단 조치로 2월 당시 91개국 국민의 미국 이민이 사실상 차단됐으며, 다른 61개국에서도 비자 발급이 위축됐다.
지역별로는 중앙아시아의 이민비자 발급이 99% 감소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아프리카 89%, 동유럽 84%, 중동 81%, 호주·오세아니아 73%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 출신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은 90% 이상 급감했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 출신에 대한 이민비자 발급은 각각 142%, 17% 증가했다. 두 나라가 2월 전체 이민비자 발급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영주권 취득을 위한 이민비자뿐 아니라 유학과 취업 등 비이민비자 발급도 크게 줄었다. 유학생과 근로자 대상 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관광·상용 비자는 약 25% 감소했다.
자유주의 성향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의 이민 전문가 데이비드 비어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이번 합법 이민 축소 규모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허버트 후버 행정부 이후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자 발급 제한이 국가안보 위험을 줄이고 미국의 공적 지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 신청자를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민 규제로 미국 시민권자와 외국 국적 배우자, 자녀가 장기간 떨어져 생활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NYT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 대니얼 브래킨스가 아내의 이민비자 문제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영상통화로 아들의 성장을 지켜봐야 하는 사연을 소개했다.
다만 이번 통계는 해외 미국 공관에서 발급한 이민비자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미국 내 체류자가 신분 조정을 통해 영주권을 취득한 사례는 포함되지 않는다.
또한 연방법원 결정에 따라 7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민비자 발급 일시 중단 조치는 지난 8월 21일 해제됐다. 국무부가 공개한 최신 월별 발급 통계는 올해 2월까지여서 이후 발급량이 얼마나 회복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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