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약탈했던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수채화 작품 ‘건초더미'(Wheat Stacks)가 420억원에 판매됐다. 역대 반 고흐 작품 중 최고가다.
11일 포브스지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건초더미는 3580만달러(422억여원)에 낙찰됐다.
현재까지 판매된 반 고흐 작품 중 최고가로, 1997년 소더비에서 880만파운드(약 139억원)에 낙찰된 ‘추수'(The Harvest)를 뛰어넘었다.
추정가는 2000만~3000만달러(약 236억원~354억원)였다.
반 고흐는 1888년 프랑스 남부 아를에 거주할 당시 이 작품을 완성했으며, 들판에서 수확하는 풍경을 담은 작품 중 초기작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1906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반 고흐 회고전을 끝으로 대중에게서 모습을 감췄으며, 1913년 유대계 독일인 기업가 막스 메이롭스키에게 판매됐다.
메이롭스키는 1938년 나치 탄압을 피해 가족들과 도주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작품을 팔았으며, 1940년 나치가 파리를 침공했을 때까지 유대계 금융 재벌인 로스차일드 가문 일원이 소유했다.
이후 작품은 나치에 의해 약탈당했고, 종적이 묘연했다가 1978년 다시 출품됐다. 당시 텍사스 석유 재벌 에드윈 콕스가 작품을 구매했고, 가까운 친지에게만 알린 채 작품을 비밀리에 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콕스가 사망한 뒤 로스차일드 가문은 해당 작품이 나치에 의해 강탈된 것이라며 소유권을 주장했고, 크리스티 관여 끝에 합의에 이르면서 경매에 출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