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25~26일 이틀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태국 총리의 사우디 방문은 지난 1989년 ‘보석 도난 사건’으로 양국 외교 긴장이 촉발된 지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23일(현지시간) AFP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초청으로 쁘라윳 총리가 25~26일 사우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태국 정부는 “쁘라윳 총리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 관계는 1989년 태국인 근로자가 사우디에서 보석을 훔친 사건으로 30년 넘게 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당시 사우디의 한 왕자의 집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태국인 크리앙크라이 테차몽은 50캐럿짜리 ‘블루다이아몬드’를 비롯해 2000만 달러 어치의 보석들을 훔쳐 본국으로 달아났다.
이 블루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보석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소장 중인 유명한 ‘호프 다이아몬드’보다 더 크다.
태국 경찰은 환수한 보석 중 일부를 반환했지만, 사우디 측은 이들 가운데 대부분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가장 귀중한 50캐럿짜리 블루다이아몬드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사우디는 1990년 보석 회수를 위해 방콕에 3명의 외교관을 보냈으나 조직적인 암살 작전에 말려 살해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후 보석들을 회수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했으나 해결되지 않았고, 이번 사건으로 사우디와 태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사우디는 보복조치로 태국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한편 사우디인의 태국 방문을 금지하고 태국인에 대한 사우디 내 취업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그리고 약 20만명에 달하는 사우디 내 태국 노동자들을 추방했다.
테차몽은 태국 경찰에 자수한 후 7년 징역형을 받았으나 3년 복역 후 풀려났다. 그는 2016년 3월 승려가 돼 공개석상에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