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고조되면서 유럽에 대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CNN비즈니스는 “유럽의 기업 전력 공급과 주택 난방에 필수적인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를 대비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비상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미 한겨울 유럽의 에너지 불안은 커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 동유럽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정말 빠르고 쉬운 대안은 없다”라고 말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주 기자들에게 각국 및 기업과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또 유럽으로 향할 수 있는 천연가스 대체 공급원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새로운 시설 건설에는 몇 년이 걸리고 대량의 화석연료를 재배치하는 것은 주요 수출국의 협력이 필요해 쉽지 않은 문제라고 CNN은 짚었다. 게다가 이미 유럽의 에너지 공급은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에너지 전문가 니코스 차포스는 “우크라이나를 통한 가스 흐름 차단은 감당할 수 있지만 러시아 에너지 수출의 전면 중단은 치명적일 것”이라며 “어떤 의미있는 방법으로도 이런 양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러시아는 EU 천연가스 수입의 38%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러시아가 유럽 수출을 줄이면서 이미 재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최근 러시아 국영가스업체 가스프롬이 지난해 4분기 유럽 수출을 전년 동기 대비 25% 줄였다고 밝혔다.
유럽과 미국의 지도자들은 갈등이 고조될 경우 러시아가 유럽 압박 수위를 높이고자 가스 공급에 대한 통제권을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공급 중단을 택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라시아 그룹의 헤닝 글로이스타인은 “러시아의 EU 가스 수출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가스프롬의 대규모 계약 위반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