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보호를 명목으로 특별 군사작전을 공식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TV 생중계 특별 연설을 통해 돈바스 특별 군사작전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황이 우리에게 단호하고 즉각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도네츠크 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이 러시아에 도움을 요청했다”며 “우호 조약과 상호 원조를 위해 유엔 헌장 51조 7항에 따라 특별 군사 작전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작전이 “지난 8년간 키예프 정권의 학대, 대량학살 대상이 됐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러시아 시민을 포함한 평화로운 주민을 상대로 수많은 유혈 범죄를 저지른 이들에게 정의를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부터의 위협을 관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즉시 무기를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경고했다.
또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간 충돌은 불가피한 것이며,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하려 한다고도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를 신나치주의로 비하하며,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은 우크라이나 정권 몫이 될 것이라며 책임을 넘기기도 했다.
미국 등 서방 개입도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외부 간섭이 있을 경우 러시아는 즉시 대응하겠다”며 “이전에 본 적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저지와 안보 보장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점을 거론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확장과 우크라이나 영토 이용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번 군사작전이 우크라이나 점령을 포함하진 않는다고 선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비무장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독립국가연합(CIS) 국가의 주권을 존중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개최 시각에 맞춰 러시아 현지 이른 시각에 발표됐다.
푸틴 대통령 연설에 즈음에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선 수 차례 폭발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CNN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상에 있는 CNN팀이 수도 키예프 인근에서 몇 번의 큰 폭발음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북동부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끊임없는 큰 폭발음이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CNN 등 현지 취재진 트위터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들린다는 보고가 있다고 보도했다.
닐 아우어 기자는 트위터로 “3분간 키예프 크레스케타이크에 있는 내 아파트에서 두 번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를 장악 중인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 인민공화국(LPR) 지도부가 푸틴 대통령에게 서면을 보내 정부군 격퇴 명목의 파병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