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윌 스미스(Will Smith·54)의 폭행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스미스가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 도중 무대 위에 올라 동료 뺨을 때리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가하면 “수상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스미스는 27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남우주연상 후보 자격으로 참석했다. 가족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해 무대 바로 앞 자리에서 기분 좋게 행사를 보고 있던 스미스는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시상 때 격분해 무대 위에 올라가 록의 뺨을 때렸다.
스미스의 폭력 행사는 평소 심한 농담을 하기로 유명한 록이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외모에 관한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록이 삭발 형태인 스미스 아내의 헤어 스타일을 언급하며 “‘지. 아이. 제인2’의 주인공을 맡아야 할 것 같다”고 놀리자 스미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무대 위로 올라가 록의 뺨을 때린 것이다. 스미스의 아내는 질병 문제로 탈모가 오면서 머리를 민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에 나온 ‘지. 아이. 제인’은 데미 무어가 주연한 영화로 무어의 삭발로 화제가 됐었다.
스미스가 무대로 올라오자 당황한 록은 “스미스가 무대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고, 이내 스미스는 록의 뺨을 쳤다. 자리로 돌아간 스미스는 록을 향해 반복해서 욕을 하며 “내 아내를 입에 올리지 말라(Keep my wife’s name out of your fucking mouth)”고 했다. 록은 서둘러 시상을 마무리하고 “내 생애 잊지 못할 시상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참석자들은 모두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의도된 연출인 건지 실제 상황인 건지 파악이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중계를 맡은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도 당황스러워하긴 마찬가지였다.
스미스는 이후 남우주연상을 받고나서 수상 소감을 말하며 폭력 사태에 사과했다. 그는 “이렇게 좋은 날 해선 안 될 행동을 했다”며 “동료들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지키는 역할에 과하게 몰입했던 것 같다”고 변명하기도 했다. 스미스는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킹 리차드’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가장 역을 맡았다. 다만 록의 이름을 언급하며 사과하진 않았다.
이후 록이 LA경찰에 스미스를 신고하지 않기로 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폭행이 생중계됐기 때문에 경찰 조사를 해야 한다” “수상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아카데미 측은 트위터를 통해 “어떤 폭력도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