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 번째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내 우크라 군인들에게 통고한 ‘생명부지 항복’ 시한인 20일 오후2시(한국시간 저녁8시)가 2시간 지났으나 우크라 군의 항복은 없었다.
시한 전에 5명의 우크라 군인이 항복했다고 러시아군과 같이 싸우고 있는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무장세력이 주장했으나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러시아군은 사흘 전인 일요일(17일) 새벽2시에 4시간 뒤인 새벽6시까지 항복하면 목숨은 살려준다(치료도 했주겠다)고 통고했다가 시한을 오후1시까지 연장했으나 끝내 한 명의 항복 우크라 군인도 나타나는 채 지나갔다.
러시아군은 이틀 뒤인 19일에도 생명부지 항복 시한을 통첩했지만 역시 무소식으로 끝났다. 20일의 세 번째 시한이 또 무시된다면 러시아군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도네츠크 공화국 관계자가 이전에 우크라 군대가 암약 은신하고 있는 저향 거점인 아조우제철소 안에 “독한 연기를 피워대 참지 못하고 스스로 나오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이것을 화학무기 사용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시한은 오후2시지만 통신 접촉 및 백기 투항 확인 등 실제 항복은 서너 시간 뒤에 있을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단지 면적이 11㎢(350만평)인 아조우제철소에는 극우 무장조직 아조프연대와 우크라 36 해병여단 등 군인 2500명이 있다고 러시아는 말해왔다. 최근에는 어린이와 여성 등 시민 1000명이 같이 대피해 있다고 시 밖으로 탈출한 마리우폴 시장이 전했다.
이날 시한 종료 4시간 전에 해병여단 사령관이라는 우크라 소령이 외신에 보낸 비디오를 통해 “우리는 항복하지 않는다. 우리에겐 몇 시간은 아니더라도 잘해야 며칠 밖에 안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00명의 부하들이 부상했으나 치료를 하지 못해 썪어가고 있다면서 이들과 아이, 여성들을 “배나 헬기로 구출시켜줄 것”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촉구했다.
앞서 러시아군은 항복 시한의 본격제시 전인 지난 13일 “제철소에 숨어있던 우크라 해병대원 1026명이 항복했다”면서 두 손 들고 나오는 군인 모습을 텔레비전에 내보냈다. 이는 거짓 선전이었지만 이 해병대에 자원 합류했던 영국인 청년 2명이 항복한 것만은 사실로 밝혀져 영국서 이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펼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