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주요 기업 최고재무관리자(CFO)들이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와 주식시장 하락을 전망했다.
9일 CNBC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6일까지 주요 기업 CFO 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분기 ‘CNBC CFO 카운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CNBC CFO 카운슬 조사는 CFO들의 현재 전망을 보여주는 표본으로 통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가 내년 상반기 중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참여자 중 어떤 CFO도 내년 하반기보다 늦게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진 않았고, 어떤 CFO도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참여자 중 40% 이상이 사업에 대한 외부 위험요인 1위로 인플레이션을 꼽았고 23%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위기와 글로벌 식량 위기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CFO 중 14%는 추가 공급망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그러나 모든 CFO가 연준의 긴축 정책이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절반이 조금 넘는 54%는 연준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과 정책 결정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바꾸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CNBC는 설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대한 성장 전망은 어두워졌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이번 주 발표한 ‘GDP(국내총생산) 트래커 나우’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낮춰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은 저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세계은행(WB)은 1970년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많은 나라들이 경기 후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거나”80년 만에 가장 큰 세계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 등의 발언을 하며 세계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조사에 참여한 CFO들은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주식 시장의 하락세를 예상했다.
응답자 77%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기 전인 3만p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이날 장 마감 지수인 3만2272.79보다 9% 이상 하락한 수준이며, 올해 최고치와 비교하면 18% 하락한 수치다.
CFO의 절반 이상인 55%는 최근 나타난 주가 반등이 이른바 ‘데드캣바운스'(주가가 급락 후 일시적으로 소폭 상승하는 현상)일 수 있고 이런 상황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에너지 부문은 향후 6개월 동안 가장 큰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조사 결과 다수 CFO는 악화하는 전망 속에서도 지출이나 고용을 줄이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감소(18%)보다 향후 1년간 지출을 늘리겠다는 CFO가 2배(36%), 적어도 지출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CFO는 46%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 됐다.
그리고 54%는 향후 12개월 동안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18%만이 직원 감축을 예상했다.
CNBC는 “많은 기업이 단기적인 역풍을 넘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