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레바논에서 가족들의 병원비를 위한 돈을 찾지 못한 레바논의 한 남성이 베이루트의 은행에서 고객들을 인질로 잡고 6시간 넘게 인질극을 벌인 끝에 약 3만5000달러의 저축을 찾아 레바논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고 BBC가 12일 보도했다.
레바논 은행들은 심각한 경제위기로 예금 인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바샴 알 세이크 후세인(42)은 11일(현지시간) 소총을 들고 베이루트의 은행에 들어간 후 휘발유를 붓고 은행 직원과 고객들을 인질로 잡은 뒤 가족들의 병원비 지급을 위해 필요한 자신의 저금 인출을 요구했다. 그가 인질극을 벌이는 동안 은행의 예금 인출에 제한에 불만을 품은 레바논 군중들이 은행 밖에서 “당신은 영웅”이라고 환호하며 지지를 보냈다.
후세인은 결국 인출 제한에 관계없이 자신의 저축 3만5000달러를 찾는 것으로 합의, 인질극은 아무 부상자 없이 평화롭게 종식됐다.
그는 경찰에 의해 베이루트의 연방은행 지점으로 이송된 뒤 예금을 찾았다. 관계자들은 후세인이 인질극을 벌인 것과 관련, 기소될 것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BREAKING: Video of hostage situation in #Lebanon at a major bank in downtown Beirut. An armed man is holding bank staff until they release his deposits, he says are $210,000: pic.twitter.com/xG9A9H3Yl8
— Joyce Karam (@Joyce_Karam) August 11, 2022
레바논 LBC-TV에 따르면, 후세인의 가족 일부가 병원에 입원해 있어 이들은 예금 인출이 절실한 형편이었다. 그의 동생은 “형은 21만 달러(약 2억7395만원)를 저축해 놓고 있었다. 병원비로 필요한 돈은 5500달러(약 718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은행 밖에 있던 동생과 그의 아내는 “모든 레바논 사람들이 자신의 정당한 예금을 찾기 위해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바논은 2019년부터 국민들이 은행 계좌의 예금을 인출하는 것을 엄격한 통제, 분노가 확산돼 있다. 또 해외로 돈을 송금하는 것도 제한되고 있다.
은행 밖에 모였던 시위대는 “은행의 통치를 중단하라”고 외차묘 후세인의 인질극을 지지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1월에도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는 것에 분노한 고객이 미 달러화로 예금을 인출해줄 것을 요구하며 수십명을 인질로 잡는 사건이 았었다.
레바논 파운드는 경제위기 시작 후 90% 이상 가치가 하락했다. 유엔은 레바논 인구의 80%가 빈곤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