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나체 시위자가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난입했다.
미국 매체 피플 등의 보도에 따르면, 가슴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그린 한 여성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뛰어들었다. 조지 밀러 감독과 배우 이드리스 엘바, 틸다 스윈튼이 레드카펫을 거니는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
그녀는 가슴에 ‘우리를 강간하지 마!’라고 적었다. 속옷 주변에는 핏빛 물감이 손자국처럼 묻어 있었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군이 민간인 여성들을 성폭행한 것에 분노하고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성폭행을 일삼았다는 증언이 다수 나왔다.
이를 목격한 뉴욕타임즈의 영화평론가 카일 뷰캐넌은 트위터를 통해 “한 여성이 사진 기자들 앞에서 무릎 꿇고 비명을 질렀다. 주최 측이 달려와 코트로 (여성의 몸을) 덮고 내가 촬영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칸 영화제 당국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칸 영화제 개막식에서 화상으로 연설했다. “(언젠가) 증오는 지나가고 독재자들은 사라질 것이며 그들이 국민에게 빼앗은 권력은 다시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죽는 한(인류가 자유를 위해 싸우는 한), 자유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3월 칸국제영화제는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그 영토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이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반대하고 러시아와 그 지도자들의 태도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