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통해 공유, ‘아파르트헤이트’ 연상되는 최악 인종차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수영장에서 세 명의 백인 남성이 흑인 청소년을 폭행했다. 폭행을 주도한 남성은 살인미수 혐의로, 나머지 두 남성은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한 수영장에서 10대 흑인을 폭행한 백인 남성들에 대해 보도했다. 이들은 피해자의 목을 조르다 수영장으로 떠민 후, 물속에서 ‘헤드록’을 걸며 구타했다.
코콩 나헤디(18)는 크리스마스 기간 방문한 남아공 블룸폰테인의 휴양지에서 13살 사촌과 함께 수영을 즐기려 했다. 그런데, 수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코콩의 수영장 사용을 제지했다. 코콩을 제지한 이들은 그와 사촌에게 폭언과 조롱을 퍼부었다. 코콩이 이에 반발하자 3명의 백인 남성이 폭력을 행사했다.
코콩은 아프리카 언론 매체인 ‘뉴스 센트럴 TV’와의 인터뷰에서 “수영장에 있던 사람들은 우리가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그들은 수영장이 ‘백인 전용’이기 때문에 우리가 수영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라고 진술했다.
코콩의 아버지 브라이언 나헤디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몇몇 백인 남성들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것처럼’ 난폭하게 아이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에 따르면 폭력을 행사한 남성들은 “말을 듣지 않는 코콩을 살해할 것이다”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브라이언은 다행스럽게도 한 젊은 백인 남성이 끼어들어 폭력을 행사한 세 명의 백인 남성을 제지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폭행은 현장에 있던 코콩의 친척에 의해 남김없이 녹화된 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됐다. 영상은 1994년 철폐된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비견될 일이라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은 흑인 직업 제한·노동조합 결성 금지·토지 소유 금지·백인과의 결혼 금지·백인과 같은 버스 탑승 불가·공공장소 이용 제한·선거인명부 차별 작성 등을 골자로 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역시 27일 해당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아이들을 지도해야 할 어른들이 그렇게 쉽게 폭력을 행사한 것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주요 폭행 용의자인 코버스 요하네스 클라센(47)은 살인미수 혐의로 29일 법정에 출두했으며, 2만 랜드(약 15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코버스의 다음 공판은 1월 25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