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만 누르면 수초 내로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는 ‘안락사 캡슐’이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안락사 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는 곧 스위스에서 조력사 캡슐 ‘사르코'(Sarco)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력 자살은 의료진 등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살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7년 세상에 공개된 사르코는 캡슐 내부의 산소를 질소로 바꿔 산소 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용자가 기계 안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순간적으로 질소 농도가 짙어지면서 수 초 만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사르코를 발명한 필립 니슈케 박사는 “일단 버튼을 누르면 30초 이내에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감한다”며 “그 후 사망 전 약 5분 동안 무의식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버튼을 누르면 돌아갈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르코 캡슐을 이용해 조력 자살을 원하는 사람은 먼저 정신 의학적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니슈케 박사에 따르면 캡슐에 들어간 사람은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가’ 등 세 가지 질문에 구두로 답해야 한다.
세 가지 질문에 모두 답한 경우, 최종적으로 ‘사망에 이르고 싶다면 이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아직까지 사르코의 첫 번째 사용자가 누구인지나 시간과 장소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안으로는 사용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5일 스위스 현지 매체는 이달 내 사르코가 사용될 예정이며, 첫 번째 사용자는 이미 스위스로 여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더 라스트 리조트는 스위스에서 사르코를 사용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형법 제115조에 따라 ‘이기적인 동기’로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돕거나 유도한 경우에만 처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