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 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의 이탈리아 캐시미어 브랜드 ‘로로피아나’가 노동자 착취 혐의를 받는 하청업체에 제품 생산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로로피아나는 재킷 등 의류 생산을 중국 기업이 소유한 에버그린 패션 그룹에 위탁했고, 이 업체는 이를 다시 이탈리아 내 중국인이 운영하는 불법 작업장에 재하청해 밀라노 법원으로부터 사법관리 대상에 지정됐다.
로로피아나 제품을 생산한 이들 업체는 불법 체류 중인 아시아계 노동자들을 고용해 열악하고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하도록 했고, 야간이나 휴일 근무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노동자들은 계약상 명시된 임금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받았고,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를 다루며 일했다.
검찰에 따르면 로로피아나의 다양한 캐시미어 재킷 생산 단가가 약 100유로(약 16만원) 수준이었지만, 매장에서는 최대 3000유로(약 485만원)에 판매됐다. 로로피아나는 에버그린에 재킷 한 벌당 118~128유로(약 19만~20만원)를 지급했고, 에버그린은 이를 다시 재하청해 80~86유로(약 13만~14만원)에 생산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로로피아나는 사법관리 대상에 지정돼 1년간 법원이 지정한 관리자에 의해 브랜드 운영을 감독받는다. 이 기간 법적 요건을 충족하면 사법관리 대상 조치는 해제된다.
로로피아나 측은 “공급업체가 법적·계약상 의무를 위반해 하청업체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며 “로로피아나는 5월20일 이 상황을 인지한 후 24시간 이내 해당 공급업체와 모든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모든 불법행위를 단호히 규탄하고, 공급망 전망에 걸쳐 인권과 관련 법규 준수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로피아나는 2013년 LVMH에 인수됐다. LVMH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의 아들 프레데릭 아르노가 3월부터 로로피아나 밀라노 본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8개월 동안 이탈리아에서 노동 문제로 사법관리에 들어간 다섯 번째 명품업체 사례로, 이로 인해 이탈리아 명품 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LVMH의 디올, 이탈리아의 아르마니, 알비에로 마르티니는 사법관리 대상에 올랐다가 기한 1년 이전에 해제된 바 있다.
프랑스 명품 그룹 케링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발렌티노도 지난 5월 유사한 사법관리 조치를 받았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