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인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올해 60년을 맞은 이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이다.
임윤찬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금메달과 2개 부문 특별상(청중상·신작 최고연주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에서 역대 한국인 피아니스트 우승은 두 번째다. 지난 대회인 2017년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임윤찬은 이날 소속사 목프로덕션을 통해 “우승했다는 기쁨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 음악에 몰두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상으로 상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2800만원)와 특별상 상금 7500달러(한화 약 920만원)를 받게 된다. 3년간 연주 기회, 예술적 멘토링, 홍보 지원, 음원 출시 등 종합적인 매니지먼트 지원도 받는다. 특히 금메달은 국제적 활동을 위한 유럽/호주권(키노트)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리우 코토프)에서의 매니지먼트 체결 및 남미와 일본에서의 연주 기회를 갖는다.
그는 이번 대회 결선에 오른 6명 중 최연소이기도 했다. 2위는 러시아의 안나 지니시네(31),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리트로 쵸니(28)에게 돌아갔다.
임윤찬은 만 15세인 2019년 ‘윤이상 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 받았다. 콩쿠르 이후엔 연주회를 통해 더욱 이름을 알리며 ‘괴물 신예’로 불렸다.
2015년 만 11세의 나이로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2018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2위 및 특별상, 쿠퍼 국제 콩쿠르 3위 및 청중상을 수상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산페르난도 왕립미술원 콘서트홀, 금호영재오프닝콘서트, 평창대관령음악제 등 국내외 다양한 무대에 섰다. 2020년 2월 예원학교 음악과 전체수석으로 졸업한 후,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2017년부터 피아니스트 손민수를 사사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광주시립교향악단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협주곡 2번 음반 녹음 및 발매를 앞두고 있다. 또 한국에선 8월10일 목프로덕션 창립 15주년 음악회, 8월20일 KBS교향악단과 협연, 10월5일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협연 등 무대가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돼 있다.
대회는 지난 2일 시작됐으며, 결선은 14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됐다. 연주자들은 마린 앨솝 지휘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2개의 협주곡을 연주했다. 임윤찬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라흐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콩쿠르는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연기돼 올해 치러졌다. 51개국 388명이 지원했으며, 30명의 피아니스트가 경연 참여자로 선정됐다. 그중 한국인 연주자로는 임윤찬을 비롯해 김홍기(30), 박진형(26), 신창용(28) 등 4명이 준결선에 진출했다.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는 1958년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대회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대에 국가와 정치를 초월한 예술적 교류를 지속하기 위해 1962년 창설됐다. 4년마다 개최되며, 미국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올가 케른, 츠지 노부유키 등이 이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 입상자로는 2005년 양희원(조이스 양)이 2위로 처음 입상한 데 이어 2009년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