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신 자유 등반가가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두바이에서 가장 높은 크레인(기중기) 꼭대기에 올라 대롱대롱 매달리는 아찔한 영상이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은 21살의 아담 록우드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가장 높은 1,280ft (약 390m)높이의 크레인에 오르기 위해 근로자로 위장해 빌딩 건축 현장에 잠입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담은 두바이 전경이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크레인 꼭대기에 올라 철제기둥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렸다. 이후 추락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할 정도로 비현실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아담은 기둥을 붙잡은 한 쪽 손을 놓고 나머지 한 손에 의지해 390m 높이 허공에 매달렸다. 이어 자세를 바꿔 다리를 기둥에 걸치고 거꾸로 매달리기까지 했다.
390m는 추락 시 바닥에 떨어지는 데만 약 9초가 걸리는 높이다. 더욱이 당시 아담이 오른 크레인은 윤활유로 미끄러운 상태였다.
아담은 “크레인의 팔 부분에 오르기 시작했을 때 표면이 기름 범벅이란 걸 알았다. 손이고 발이고 전부 미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크레인에 오르내릴 때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긴 순간이 4차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찔한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담은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찍어온 영상을 처음 봤을 때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다. 내가 한 일 중 가장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두바이 최고 높이의 크레인에 오르는 것은 뭔가 특별했다. 추락 위험과 붙잡혔을 때 받게 될 법적 책임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까마득한 공중에 매달린 채 두바이의 바쁜 거리를 내려다보는 아담에겐 추락을 막아줄 어떠한 안전장비도 없었지만 그는 차분했다.
아담은 “그 정도 높이에 정지해 있으면 초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머리는 텅 비고, 심장은 차분해지면서 거의 고요한 느낌에 사로잡힌다”며 “이런 등반은 세계 99%의 사람은 할 수도 없고, 시도도 하지 않을 일이다. 그래서 내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느끼며 그 과정을 즐긴다”고 말했다.
또 “난 높은 곳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장소에 몰래 잠입하고 도전하는 일이 날 살아있게 만들며 이런 일을 포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담은 전세계 곳곳에 있는 높은 건물에 오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4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산시로 스타디움에 올랐고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에 올라 셀카를 찍기도 했다.
2020년엔 크로아티아에 위치한 340미터 높이의 발전소 굴뚝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선 470피트(143미터) 높이 고층건물에 오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