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는 어떻게 왜곡 되는가(1)조선일보의 모범사례

조선일보가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비판하면서 미 한반도 전문가 발언을 본래 뜻과 다르게 인용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인용 문구를 재배치하는 등 기사 일부를 수정했다.

조선일보는 23일 오전 “뜬금없이 종전선언 꺼낸 문대통령, 미국에선 ‘허상’ 지적”이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고리로 북한을 대화의 장에 다시 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런 구상이 미국 조야의 한반도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면서 “핵과 인권, 사이버 범죄 등을 무시한 ‘현실성 없는 허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이 기사에서 인용한 미국 전문가의 트윗 해석이 왜곡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선일보는 미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가 트위터에 “(종전선언은) 절대 이뤄질 수 없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끝내지 못한다”고 비판했다고 전하면서 “미 국익연구센터(CFT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관련 기사를 동의하며 ‘100000000% 동의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의 트윗을 들여다보면 조선일보의 맥락과는 의미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미디어 오늘은 “조선일보 보도만 보면, 카지아니스 국장이 트위터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지지 호소를 반대하거나 문 대통령에 비판적인 기사를 공유하고 “100000000% 동의한다”고 발언한 것처럼 읽힌다.”고 지적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이 트위터에 “I agree, 100000000% percent”라고 쓴 것은 맞지만 그가 공유했던 기사는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했다는 내용의 연합뉴스 외국어 기사로 그는 이 트윗글을 한반도 종전을 의미하는 “#EndtheKoreanWar” 태그를 붙여 게시했기 때문에 조선일보가 그의 발언을 인용한 맥락과는 180도 다르다는 것이 미디어 오늘의 지적이다. 

미디어 오늘은 이후 조선일보 기사가 일부 수정됐다고 전했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