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하루 숏폼 시청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CJ 메조미디어가 최근 숏폼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하루 평균 숏폼 시청 시간이 44분으로 집계됐다.
10대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75분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그 뒤를 이었다. 30, 40대가 각 41분, 40분으로 평균에 가까웠다.
이번 조사는 메조미디어가 서울·경기, 5대 광역시 거주 만 15~59세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를 봐도 내용은 비슷하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콘텐츠를 시청할 때 가장 선호하는 유형은 숏폼(41.8%)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39.4%)와 실시간 스트리밍(26.2%)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절에는 집에만 있어야 하니까 정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고 몰아보기 이런 게 유행이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요즘 시청자들은 움직일 수 있는 디바이스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짧은 호흡으로 보고 싶어하는 니즈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티빙이 4일 자체 제작 숏폼 콘텐츠 ‘티빙 숏 오리지널’을 공식 선보이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티빙은 4일 ‘닥쳐, 내 작품의 빌런은 너야’, ‘이웃집 킬러’, 18일에는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와 ‘나, 나 그리고 나’ 등 4편의 숏 오리지널 드리마를 차례로 공개한다. 티빙이 직접 기획·제작하는 편당 1~2분 분량의 숏폼 콘텐츠다.
다른 숏폼 영상들이 그렇듯 숏폼 드라마도 짧은 시간 동안 스낵처럼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스마트폰으로 감상하기 딱 알맞다. 출퇴근 시간이나 잠깐의 휴식 시간 등 틈새 시간에 쉽게 볼 수 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 소비에 익숙한 소비자들을 겨냥한 콘텐츠 전략으로 풀이된다. OTT 업계에서는 다른 OTT 사업자가 경쟁 상대가 아니라 유튜브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인식한 지 오래다. 숏폼 영상 포맷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호흡이 긴 드라마·영화를 버거워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드라마를 정배속 대신 1.5~2배속 영상 속도를 빠르게 보는 이들이 늘어나는 게 이를 방증한다.
앞서 언급한 CJ 메조미디어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숏폼 플랫폼으로 전 연령대가 유튜브 쇼츠를 언급한 것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 다음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네이버 클립 등을 주로 이용했다.
쿠팡플레이 등 스포츠 중계를 하는 OTT들은 하이라이트나 비하인드 영상을 짧게 편집해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독보적인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작비 수준을 올려놓으면서 다른 OTT 사업자들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숏드라마는 에피소드당 1~2분 남짓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짧은 러닝타임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반응이 좋으면 장편화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콘텐츠다.
또한 신인 배우, 제작진 등용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에 티빙이 예고한 숏드라마 4편도 비교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얼굴이 다수 등장한다.
“이제 5분짜리도 지루하다”…드라마도 1분 숏폼으로 본다
다만 짧은 시간 안에 몰입하게 해야 하보니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티빙의 신규 숏 오리지널 장르는 서스펜스 복수, 치정 오피스, 보이즈 러브(BL), 로맨스 등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등록한 티빙은 내부 심의를 거쳐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를 19세 이상 관람가로 결정했다.
오창학 광운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숏폼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다양한 플랫폼과 제작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숏폼 드라마의 제작비 절감과 함께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은 국내 제작사들에게도 기회를 준다. 즉 K-콘텐츠가 진화할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