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10대 백인 남성 용의자 페이튼 젠드런(18)이 5개월 전부터 치밀한 살해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고 16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가 그동안 주고받은 672쪽 분량의 온라인 메시지에 담긴 살해 계획을 검토·분석한 결과 보도에 따르면 젠드런은 지난해 12월 자신을 ‘대체자’라고 비방한 사람들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올해 2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기반으로 한 뉴욕주 버펄로의 탑스 프렌들리 마켓을 구체적인 살해 목표 장소로 정했다. 지난 3월에는 가게 내부 보안 감시망을 점검하는 등 사전 답사까지 마치는 치밀함을 보였다.
젠드런은 슈퍼마켓을 1차 공격 대상으로 삼은 뒤, 모든 흑인을 총살할 수 있도록 집단 총격이 가능한 2차 공격 지역을 추가로 선정했다. 각 총격전에 필요한 이동 경로와 예상 시간대를 별도로 계산해 도표로 작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치밀한 사전 모의 끝에 여러 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었다고 WP는 평가했다.
WP는 자체 분석한 672쪽 분량의 메시지는 사용자 초대로 입장 가능한 온라인 메시징 플랫폼 ‘디스코드’에 지난해 11월부터 젠드런이 작성한 글을 담고 있었다고 전했다.
메시지 속에는 셀카 속 젠드런의 얼굴 이미지, 속도 위반 딱지 등 개인 생활 속 사건들이 모두 담겨 있었고, 방대한 분량을 모두 자체 검증했다고 WP는 설명했다.
경찰은 총격을 당한 13명 중 11명이 흑인이라는 점에서 증오 범죄 감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이 증오 범죄인 동시에 인종과 연관된 극단주의 폭력 행위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WP에 “이것은 증오 대상자를 향한 표적된 범죄였으며, 인종적으로 동기가 부여된 폭력적인 극단주의의 행동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젠드런은 총기 난사 사건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경찰에 투항했다. 1급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젠드런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연고가 없는 버펄로까지 3시간 넘게 운전한 뒤 총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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