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항공국(FAA)이 조종사 부족으로 조종사 채용시 원래 요구했던 경력의 절반 정도를 충족하는 부기장들을 채용할 수 있게 허락해달라는 항공사의 요청을 안전 부실화를 이유로 19일 거부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리퍼블릭 항공사는 FAA에 앞으로 최소 750시간의 비행경험을 가진 조종사들도 항공사의 추가 훈련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채용할 수 있게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FAA는 현재 부기장에게도 1500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요구하고 있는 현행 기준이 공공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것이라면서 항공사의 신청을 기각했다.
원래 지방 항공사로 불리는 소형 항공여객기 회사들은 최소 250시간의 비행경력만 있으면 1급조종사로 불리는 부기장으로 채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최저비행시간 허용기준은 2009년 컨티넨털 항공사 소속의 콜건 에어 여객기 한대가 뉴욕주 버팔로에서 추락해 49명의 탑승객과 지상의 1명이 숨진 사고 이후로 대폭 상승했다.
1500시간의 비행시간이 요구되는데도 실제로 현장에서는 군조종사 경험이나 인증된 대학교 교육프로그램에서 학위를 취득한 사람들은 그 보다 적은 비행시간으로도 채용되기도 한다.
리퍼블릭 항공은 자사 프로그램이 군 전투기 조종사 훈련에 맞먹는 완전한 것이라며 그런 특혜를 주장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FAA는 리퍼블릭의 비행경력 축소요청을 고려해봤지만 항공사 훈련 과정은 공군 전투비행사와 비견할 수 없고 그것을 허용하는 것은 공공의 안전에 위배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리퍼블릭을 비롯한 중소 지방 항공사들은 FAA가 조종사 면허의 새 기준을 마련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의 상황은 예전과 달라서 1500시간의 공중 경험을 축적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훨씬 급증했다며 대학이나 훈련기관의 7만 5000달러에 비해 항공사의 훈련과정은 17만1000달러나 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AA는 항공사들의 조종사 부족 사태를 감안해달라는 요청은 “지나치게 사안을 단순화한 요구”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국 최대의 조종사노조협회 조 드피트 회장은 이에 대해 “조종사 부족은 항공사들이 더 나은 훈련 계획을 실시하고 지방 항공사들이 혹독한 업무에 합당한 보수를 지불한다면 극복할 수 있다”면서 FAA의 비행시간 축소 거부를 환영했다.
조종사 노조는 앞으로도 조종사 자격의 완화, 경험기준 삭감 등 안전을 해치는 기준의 요구가 있을 경우 이를 배척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FAA에는 리퍼블릭 항공의 요청을 거부한 이후 100여개의 평가가 홈페이지에 쏟아졌으며 그 내용은 찬반이 극명하게 갈렸다.
리퍼블릭은 델타, 아메리칸 이글, 유나이티드 익스프레스와 제휴한 지방 항공사로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