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설, 혹한을 동반한 기록적 겨울 폭풍이 미국을 덮쳐 최소 57명이 숨진 가운데, 가장 극심한 피해를 본 뉴욕주 버펄로에서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와중에 빈 상점을 노린 약탈이 기승을 부렸다.
26일 버팔로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겨울 폭풍으로 최소 20명이 숨진 뉴욕주 북서부 버펄로에서 문이 닫힌 상점, 가전매장, 주류 판매점 등이 잇따라 약탈당했다.
트위터와 틱톡 등 SNS에는 25일에서 26일 사이 버펄로에서 벌어진 상점 약탈 모습이 “#BuffaloLooting (버펄로 약탈)”이라는 태그와 함께 다수 올라왔다.
이스트 델라번 대로에 위치한 할인매장 ‘패밀리 달러’에서는 셔터를 강제로 열고 침입한 이들이 물건을 들고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들은 마치 영업중인 것처럼 거리낌 없이 매장을 드나들었으며, 가지고 나온 물건도 프라이팬이나 휴지 등 방한용품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많았다.
어둠의전설 25주년 파티
한 세븐일레븐 매장은 약탈로 인해 유리창이 박살 나고 상품들이 바닥에 나뒹구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과자와 사탕 등 간식류뿐 아니라 계산대 뒤에 있는 담배코너도 모두 털려 텅 빈 상태였다.

이 밖에도 대낮에 가전매장에 침입한 약탈자들이 대형 TV를 들고가는 모습과, 괴한이 주류매장 유리문을 망치로 부수고 침입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도 공개됐다.
버펄로 시 하원의원 미치 노바코프스키는 브로드웨이가에 위치한 대형 시장에서도 금고, 금전 등록기, 현금 인출기 등이 약탈당하거나 파손되는 “비열한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상점들이 크리스마스 연휴로 문을 닫은 상태였고 기록적인 폭설로 도로가 통제되며 주인들이 영업을 재개하지 못했던 탓에 약탈자들이 마음 놓고 상점을 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눈 속에 고립된 시민들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던 경찰들은 이런 무법상황을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이런 브라운 버펄로 시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혹독한 눈 폭풍으로 사람들이 숨지는 상황에서 약탈을 벌인 이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이들은 저질 중의 저질”이라고 말했다.
브라운 시장은 “SNS에 올라온 장면을 보면 그들은 음식이나 약품을 훔친 게 아니고, 자기들이 갖고 싶은 물건을 훔친 것 “이라며 위급 상황에 식료품을 구하려 그랬다는 의견을 차단했다.
조지프 그라마글리아 버펄로 경찰서장은 “경찰이 약탈자 몇 명을 체포했고 몇 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범인 체포에 활용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약탈 영상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펄로를 포함해 최소 2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된 이리 카운티에서도 약탈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폴론카즈 카운티 행정관은 “한편에서 사망자를 수습하고 있는 동안 같은 지역에서 약탈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끔찍하다”고 말했다.
버펄로는 1990년대 이후 갱 소탕을 통해 범죄율이 꾸준히 감소했지만 주민들의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해 경찰이 범죄율을 떨어뜨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에는 포브스 선정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10위에 뽑히기도 했으며, CBS에 따르면 2019년 살인율이 10만 명당 18.38명으로 미국 65개 주요 도시 중 2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