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와 위스콘신주의 일부 학교는 교사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일본 공상과학 망가(manga, 만화를 뜻하는 일본어) ‘암살교실’을 금서로 지정했다.
17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와 위스콘신주 학교들은 학교 내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방해가 된다는 지역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일본 망가 ‘암살교실’을 검열 조치했다. 보수 학부모 단체 ‘자유를 위한 엄마들'(Moms for Liberty)은 지난해 기준 37개 주에 걸쳐 9만5000명의 회원이 있어 지역 교육위원회 구성원으로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이들이 금지한 책에는 판매 부수 2500만 부를 돌파한 일본 유명 망가 ‘암살교실’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안네의 일기’도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플로리다주 기퍼드 중학교는 지난달 도서관에서 ‘암살교실’ 열람 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어 위스콘신주 엘름브룩 학교도 도서관 디지털 콘텐츠 시스템에서 이 책을 삭제 조치한다고 밝혔다.
일본 대표 망가 ‘암살교실’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21권을 연재했다. ‘암살교실’의 줄거리는 달과 지구를 파괴하겠다는 거대 촉수 괴물 교사에 맞서, 학생들이 괴물 담임 교사를 암살하려는 일상을 그린 코믹 학원물이다.
이 만화는 2013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방영됐고 2015년에는 실사 영화로도 제작됐다.
또한 지난 5일 이 학부모 단체는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의 참상을 알린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가 ‘성적으로 노골적’이라며 금지 서적으로 지정하라고 압박을 넣어 성공하기도 했다.
‘자유를 위한 엄마들’ 지역 지부장 제니퍼 피핀은 최근 미국의 학교에서 ‘교사’를 대상으로 총격 사건이 발생한 사건을 지적하며 “이 책(암살교실)에는 총을 든 아이들의 사진이 등장한다”며 “교실 내부에서 아이들이 총을 드는 장면이 있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죽이는 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