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4일 워싱턴에서 LA, 이탈리아의 밀라노, 프랑스 파리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폭격 중지를 요구하는 시위대 수십 만명이 집회와 거리 행진에 나섰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시위와 행진은 급증하는 민간인 폭격 사망자의 참상과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무고한 인명의 희생, 전쟁에 따른 각종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위기 의식과 분노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의 수 많은 무슬림 인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병원들과 주택 지구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이스라엘 정부를 지지하고 있는 자국 정부에 대한 분노와 환멸을 표현하며 거리에 나서고 있다.
A large anti-Israel protest is taking place in Los Angeles right now
🇺🇸🇮🇱 pic.twitter.com/frnB7toCTD
— Visegrád 24 (@visegrad24) November 5, 2023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 사망자의 수는 9448명에 이르렀다고 가자지구의 하마스 보건부가 발표했다.
이스라엘에서도 140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는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에 죽은 사람들의 숫자이다. 가자지구의 어린이, 노약자, 여성들 수 천명이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공습과 포격, 미사일 공격으로 떼죽음을 당하면서 아랍권 국가들도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수 천명위 시위대가 수도 워싱턴에서 모여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군사작전을 지지하고 있는 데 대해 항의시위를 벌였다.
흑백 무늬의 두건을 쓴 아랍권 남성들이 많이 참가한 시위대는 거대한 팔레스타인 국기를 펼쳐 들고 백악관으로 통하는 펜실베이니아 거리를 가득 메운 채 “팔레스타인을 해방시켜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NEW – Large anti-Israel protest in Berlin this evening.pic.twitter.com/ZgqDdOeHwB
— Disclose.tv (@disclosetv) November 4, 2023
클리블랜드에서 온 레나드 다이엠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피하면서도 가족들과 아이들과 함께 워싱턴까지 온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건재하다는 것, 우리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정부의 꼭둑각시 노릇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2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살해된 어린이들의 이름이 붙은 작은 흰색 시신백들 수십 개를 연도에 늘어놓은 채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의 손팻말과 깃발에는 “바이든이 우리를 배신했다” ” 11월 선거에서 기억하겠다” 등 이번 문제가 바이든의 대선 승리 여부와 직결되어 있음을 암시하는 구호들이 적혀 있었다.
시위대 중 27세 뉴욕 여성 주민은 수천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 당했는데도 바이든이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을 보고 “우리를 대변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을 알았다”며 2024년 대선 때 지지를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전에 바이든을 지지했던 20대 젊은 층은 대선을 아예 보이콧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BREAKING:
Major anti-Israel protest picking up steam in Washington D.C.
Who is organizing it? Rashida Tlaib?
🇺🇸🇮🇱 pic.twitter.com/cjPa93ENw8
— Visegrád 24 (@visegrad24) November 4, 2023
이 날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주말을 보낸 바이든 대통령은 시위 사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4일 교회에 가는 길에 기자들과 잠깐 만난 그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을 설득해서 인도주의적 휴전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고 기자들이 진척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 yes)고 대답했다.
시위에 참석한 볼티모어의 유대인 스티브 스트라우스(73)는 자신이 이스라엘정부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하는 태도에 항의하는 유대인 그룹에 속해 있다고 밝혔다. ” 그들은 이 틈을 타서 되도록 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여 없애려 하고 있다. 나는 그런식으로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그는 말했다.
파리의 시위대는 수천 명이 ” 이스라엘, 암살자들!”이란 구호를 외치며 가자지구에 대한 즉시 휴전을 요구하는 행진을 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대학살을 중지하라!” “마크롱도 공범이다”를 외치며 항의했다.
We’re reporting live from the anti-Israel protest in London… it’s kicking off. pic.twitter.com/d3fPMBKfyP
— Israel Advocacy Movement (@israel_advocacy) November 4, 2023
파리 경찰은 시내 두개 광장을 시위장소로 허용했지만 불법 행동이나 반유대주의 폭력에 대해서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비상 대응을 예고한 상태이다.
런던 시위에서는 시경 경찰관들이 11명을 체포했다. 그 중 한 명은 증오범죄를 부추기는 손팻말을 들고 있어 테러혐의로 체포되었다. 경찰은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도 감시를 예고했고 안면인식 장치를 이용해서 범법 행위자를 즉시 체포하고 있다.
3일에는 런던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참가한 여성 2명이 10월 7일 하마스 대원이 이스라엘 기습공격시 입었던 패러글라이드 복장을 입은 혐의로 영국의 반테러법 위반으로 체포되었다.
Today’s anti-Israel protest in London filmed from a helicopter.
🇬🇧🇮🇱 pic.twitter.com/hccLStMmEB
— Visegrád 24 (@visegrad24) November 5, 2023
베를린에서도 1000명의 경찰관이 파견되어 팔레스타인 지지시위가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데 대비했다. 독일 dpa통신은 이 날 베를린 중심가에서 약 6000명의 시위대가 행진을 했으며 경찰은 증오범죄나 반유대주의 폭력을 선동하는 구호나 팻말을 단속했다고 보도했다.
뒤셀 도르프에서도 수 천명이 도심을 행진하며 항의시위에 나섰다.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가자의 어린이들을 구원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는 수 천명의 군중 앞에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가 반유대주의를 비난하며 “역겨운 질병이며 암같은 존재”라고 비난했다.
반면에 시내 다른 곳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는 4000여명이 참가했고 로마 시내의 시위대와 마찬가지로 가자지구 폭격 중지를 요구하며 행진했다.
10월 초에 밀라노에 왔다는 가자대학교의 대학생 야라 아부샤브(22)는 “내가 다니던 대학교, 병원이 다 폭격으로 사라졌다. 사랑하던 친구들도 수없이 죽었고 가족들은 일주일 째 연락이 끊겼다”며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은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