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10년 동안 선천성 매독에 걸린 아기가 급격히 많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해 미국에서 3761명의 아기가 선천성 매독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는 2012년 기록된 335명의 11배가 넘는 수치다.
선천성 매독은 임신한 사람이 아이에게 매독을 물려주면서 발생한다. 이 질병은 유산 또는 사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살아남은 영아에게는 여러 선천적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이 질병은 미국에서 1990년대에 거의 퇴치됐지만, 양질의 산전 관리를 가로막는 사회·경제적 요인과 성병에 대한 예방 인프라 및 자금 지원 감소에 더해 가임기 여성의 매독 감염 사례가 증가하면서 최근 다시 급증했다고 CDC는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선천성 매독의 예방 가능성은 90% 가까이 된다. 매독에 걸린 영아의 산모 절반 이상이 임신 중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
CDC 최고의료책임자인 데브라 호리는 “더 많은 가족의 비극을 막기 위해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며 “산모와 아기가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 공중보건시스템, 지역사회에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DC의 HIV·바이러스간염·성병·결핵 예방국립센터장 조나단 머민은 “선천성 매독의 유행은 미국의 위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임신부는 누구든지 예방 가능한 질병으로부터 자신과 아기를 보호하는 치료에 접근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매독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임신 중에도 안전하다고 알려진 유일한 매독 치료제인 ‘바이실린’의 공급도 차질을 빚게 됐다. 치료제 부족으로 미국 공중보건당국은 병원들 사이에서 재고를 교환하고 있으며 심지어 치료를 위해 일부 환자들을 다른 도시로 보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