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휴양지 엔시나다 해변에서 실종되었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서핑객 호주인 2명과 미국인 남성 한 명은 강도들이 그들의 트럭 타이어를 탈취하기 위해서 살해한 것 같다고 현지 경찰이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하 칼리포니아주 검찰은 이번 살인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피살자들의 신원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피살자들의 가족들이 시신을 확인하고 육안으로 신원을 밝혀줄 수 있을 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피살된 시신들은 살해된 장소에서 6km나 멀리 떨어진 곳의 15m깊이의 우물 속에 버려진 채 발견되었고 거의 부패한 상태였다. 유족들이 시신을 확인할 수 없다면, 그 보다 더 전문적인 각종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 우물 안에서는 훨씬 더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4번 째의 시신 한 구도 발견되었다.
주 검찰 팀의 마리아 엘레나 라미레스 수석 검사는 이번에 살해된 시신들은 아직 육안으로도 감별이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유족들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면 그 때는 유전자 감식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말에 살해된 듯한 세 외국인 남성은 엔시나다시 남쪽 해변에서 캠핑하면서 서핑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실종 전에 소셜 미디어에 올린 사진과 글에는 그 곳의 아름답고 고요한 경치와 아무도 없는 한적한 바닷가에 대한 행복감의 찬사가 담겨있었다.
피살자들이 호주에서 온 제이크와 캘럼 로빈슨 형제, 미국인 잭 카터 로드라고 추정하고 있는 라미레스 검사는 용의자들이 외국인들의 픽업 트럭과 텐트들을 발견하고 자동차 타이어를 훔치기 위해 범행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어를 훔치다가 외국인들에게 들켜서 붙잡히자 달아나기 위해 총기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는 말했다. 시신을 멀리 떨어진 우물 속에 감춘 것은 발견되지 않도록 하려던 것이며, 그 곳은 용의자가 잘 아는 장소로 그 안에 있던 다른 시신도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물 입구는 판자 등으로 가려져 있어 발견하기 어려웠으며, 시신들을 빼내는 데에도 두 시간 이상이 걸렸다고 검찰은 밝혔다.
피살자들의 텐트 등이 발견된 외딴 해변은 산토 노마스 마을 부근으로 지난 2일 발견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그 처럼 외진 해변에서 캠핑하는 건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사망자들은 모두 모험을 즐기는 서퍼들이었고 그 중 캘럼 로빈슨은 인스타그램에 “위험한 경계에서 살지 않는 것은 너무 많은 여유공간을 갖는 짓이다”라고 써놓고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주말인 4일 엔시나다 시내 중앙광장에서는 수 십명의 서퍼들과 추모객들을 포함한 시민들이 모여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엔시나다는 집단 무덤이 되었다” ” 호주여, 우리는 당신들 편이다” “서핑한 죄로 처형을 한 것인가” 등의 손글씨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피살된 호주 형제의 어머니 데브라 로빈슨은 캠핑을 떠난 형제가 엔시나다 근처의 소도시 로사리토의 모텔에서 숙박하던 중 연락이 끊겼다며 지난 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동행한 미국인의 이름도 밝혔지만 멕시코의 미국 대사관은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의 입국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지 경찰과 검찰은 용의자로 3명의 남성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