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암살을 시도한 총격범의 휴대전화에서 트럼프 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검색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 특정 정파색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우울증을 겪었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1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 관리들은 이날 의회 의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살해하려던 총격범 토머스 매슈 크룩스가 자신의 휴대전화와 다른 기기를 사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여러 유명 인사들의 이미지를 검색했다고 보고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 베설파크 출신의 크룩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당대회 등장 날짜와 민주당 전당대회 날짜를 찾아봤다고 한다.
총격범의 휴대전화에는 트럼프, 바이든 사진 외에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영국 왕실 일원 등 다른 유명 인사들을 검색한 기록도 있었다.
FBI는 크룩스의 범행 동기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지난 13일 총격 사건 이후 2대의 휴대전화와 1대의 노트북을 포함해 크룩스의 소지품을 수색해왔다.
크룩스에 대한 수사는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의 한 관계자는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크룩스의 이름이 포함된 계정에서 사전 공격 징후 연관성을 조사했지만, 추가 조사 결과 이 계정은 가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NYT가 전했다.
CNN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서는 ‘7월13일이 내 초연이 될 것이다.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세요”라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FBI는 17일 상원의원들에게 이 계정이 실제로 크룩스의 소유라고 믿고 있다고 보고했으나, 하루 만에 FBI는 그 평가를 수정했다고 당국자가 CNN에 말했다.
CNN은 FBI 관계자들이 조사가 아직 초기 단계이며 잠재적인 동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수사관들은 크룩스가 전직 대통령 암살을 시도하기 전까지 며칠, 몇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더 자세히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룩스는 트럼프 유세 장소를 두 번 방문한 사실도 파악됐다. 다만 크룩스의 범행 관련 물적 증거와 디지털 증거를 조사중인 FBI 수사관들은 20세 청년 크룩스가 AR계열 총기를 들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의 지붕에 오른 이유, 즉 범행 동기를 설명할 주요 세부 정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CNN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크룩스의 정신 상태에 관한 단서는 추가로 수집됐다. FBI 관계자들은 의원들에게 집 근처 요양원에서 일하며 조용한 삶을 살았던 총격범 크룩스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고했다. 총격 용의자의 휴대전화에서 ‘주요 우울증 장애’를 검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같은 심증을 더 뒷받침했다.
지금까지 FBI는 공화당원으로 등록된 크룩스가 어떤 식으로든 강한 당파적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다는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FBI 관리들이 의원들에게 보고했다.
FBI의 평가는 총격범을 아는 지인들의 기억과 일치했다. 몇몇 예전 동급생들은 크룩스가 특정 정치적 이념을 표현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동급생은 크룩스에 대해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또는 친구로서 알지 못했지만, (크룩스는)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고 은둔자도 아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