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50대 남성이 성인이 된 딸을 스토킹하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7일 CNN 방송 등은 미 검찰이 최근 미국 유타주 투엘에 사는 헥터 라몬 마르티네스-아얄라(54)를 살인 및 스토킹, 사법 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6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마르티네스는 지난 7월 31일 딸 마르베야 마르티네스(25)를 목 졸라 살해하고 해외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따르면 마르티네스는 범행 전 수개월 동안 딸을 스토킹했다. 지난 7월 중순엔 딸이 잠시 외국에 나간 사이 딸의 차에 추적 장치를 달았고, 이를 이용해 딸이 연인과 함께 있는 것을 찾아냈다.
아버지와 함께 살던 마르베야는 아버지의 강박적인 문자 메시지와 감시, 스토킹이 심해지자 며칠간 호텔에 묵었다가 집으로 되돌아온 날 결국 살해당했다. 마르베야의 시신은 아버지의 침실 침대 위에서 발견됐으며, 그의 얼굴과 목에는 손톱자국 등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마르티네스의 방에서는 딸의 속옷이 든 가방도 발견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점점 더 집착하고 통제하려고 했다”며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는 아버지라기보다는 질투심 많은 연인의 성격이 더 강했다”고 주장했다.
마르티네스는 범행 직후 형에게 “큰 실수를 저질렀다.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며 “지금은 너무 무서워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마르티네스는 범행 뒤 마르베야의 휴대전화를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에 폐기했고, 이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텍사스 휴스턴으로 도주했다.
마르티네스의 현재 행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쌍둥이 형의 신분증을 사용해 미국 밖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마르베야는 올해 1월부터 솔트레이크 카운티 보안관실에서 교정 담당 보안관으로 일해왔다.
보안관 사무소는 지난달 5일 성명을 통해 “마르베야는 보안관 사무소의 헌신적인 일원이었다”며 그의 갑작스럽고 비극적인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큰 상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