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남부 지역에 허리케인 ‘밀튼’이 북상해오자 미국 연방정부와 해당지역 주정부들은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밀튼이 플로리다주를 관통하면서 역대급 피해가 예상되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해외순방 일정까지 취소하고 피해복구와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백악관은 8일 “밀튼의 예상 궤적과 강도를 고려해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과 앙골라 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0일 독일과 앙골라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연이어 남동부 지역에 태풍이 엄습하자 “피해복구와 대비를 감독하기 위해” 순방 일정을 사실상 취소했다.
허리케인 헬렌으로 최소 200명이 사망하고 수백만명의 수해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밀튼의 북상으로 추가 피해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밀턴은 플로리다주 템파 남서쪽에서 약 840㎞ 지점에서 북동진하고 있다. 탬파, 올랜도 등 플로리다를 관통한 후 오는 10일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일정 시간 동안 최대 평균풍속을 뜻하는 최대지속풍속(maximum sustained winds)은 무려 초속 69m(시속 155마일)에 달한다. 한때 최대규모인 5등급 태풍까지 발달했다가 4단계로 조정됐으나, 다시금 세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밀턴은 그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헐린이 남겨놓은 상흔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례로 태풍 피해로 거리에 쌓여있는 잔해들이 태풍을 만나 사방으로 날아가며 추가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서 진행한 연설에서 순방이 취소된 독일과 앙골라는 추후 다시 시간을 잡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러한 시점에 해외로 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당장 눈앞에 일에 집중할 것이다”며 헐린 피해 복구와 밀튼 대비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밀턴에 대해서는 “플로리다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대풍 중 하나일 수 있다”며 태풍 상륙 전후로 생명을 구조하고 공동체를 돕기 위해 모든 것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허리케인 경로에 있는 주민들을 향해서는 당장 대피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은 “당장 대피하라”며 “이것은 삶과 죽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밀튼 경로에 있는 모두에게, 지방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안전지침을 따르라고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화당 소속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도 통화하고 태풍 대비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개인 연락처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역할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답했다.
CNN에 따르면 밀튼으로 인해 미 전역에서 오는 9일에만 1573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경로 위에 있는 주민들이 대피 중인 가운데, 교정 당국은 밀튼 경로에 있는 교도소에 수감된 4600명을 대피시켰다.
<박재경 기자>